도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개막식 연출 담당자가 해임됐다.
2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 담당자 고바야시 겐타로(48)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고바야시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제작·연출팀에서 '쇼 디렉터'로 개막식과 폐막식을 준비해왔다.
개그맨이자 기획, 연출가인 고바야시는 과거 "유태인 대량 참살 놀이 하자"는 대사를 하는 꽁트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바야시는 이날 성명을 내고 "1998년 공개된 젊은 예술가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매우 악랄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한다"며 "사람을 즐겁게 한다면서 불쾌감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당시 어리석은 선택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조직위는 고바야시 논란이 외교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히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계 국제인권단체인 사이먼비젠털센터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무리 창조성이 있는 인물이라도 나치에 의한 제노사이드(인종 학살) 희생자를 비웃을 권리는 없다"며 "이 인물이 도쿄올림픽에 관여하는 것은 (학살된) 600만명 유대인의 기억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한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서양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메가톤급 발언"이라며 "올림픽이 망할 수도 있다. 고바야시를 그만두게 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선수 입장만으로 하는 등 개막식 전체의 연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고바야시가 연출했던 개막식을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논의해 이날 안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관련자에 대한 구설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회장은 지난 2월 "여성은 말이 많아 회의가 오래 걸린다"며 비하 발언을 해 비난을 받고 끝내 사임했다.
또 지난 3월엔 사사키 히로시 개·폐막식 총괄 예술감독이 개막식 출연자로 섭외된 인기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에게 '돼지 분장'을 제안해 외모 비하라는 비판을 받고 사임했다. 소속사 홈페이지 기재된 와타나베 키는 158㎝, 체중은 107㎏이다. 와타나베는 "나는 이런 체형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와타나베 나오미로 표현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오야마다 게이고 개막식 음악감독은 학창 시절 장애가 있는 동급생에게 강제로 배설물을 먹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개회식을 사흘 앞둔 19일 사임했다. 조직위는 그가 개회식 오프닝 영상을 위해 제작한 4분간 음악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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