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취해 경찰관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상습 마약사범으로 출소 12일 만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23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허모(47)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약물치료·재활 강의 8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허씨는 지난 1월 22일 오후 1시께 경기 남양주시의 한 빌라에서 마약에 취한 채 남양주북부경찰서 소속 A(55) 경위와 B(40) 경장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씨는 범행 나흘 전에도 문제를 일으켰다. 같은 달 18일 난동을 부리면서 이웃집 문을 마구 두드리고 부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조사 결과 허씨는 상습 마약사범으로 8일 전 출소했으며 이날도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허씨를 귀가시키면서 만약을 대비해 집 주변에 경찰관을 배치했다. 예상대로 허씨는 집 안에서 또다시 소란을 피웠다. 이에 A경위와 B경장이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이불 속에 숨겼던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이때도 환각 상태였다. 경찰 제압 과정에서 A경위는 종아리를 찔렸고 B경장은 목과 손바닥을 다쳤다. 결국 허씨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를 앞두고 허씨의 변호인은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며 공판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심신 상실이나 미약은 아니더라도 정신 감정을 받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다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감정받은 뒤 상급 법원에서 판단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마약 전과를 포함한 범죄 전력이 많은 데다 이 사건 죄질이 불량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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