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이 무지갯빛으로 물든다.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닌 160여 명의 성소수자 선수들이 출전하면서다. 역대 최다 규모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 선수 160명 이상이 도쿄올림픽 2020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이번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포용적"이라고 전했다. 기존 최다 참가 기록은 총 56명의 성소수자가 출전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조직위 회장(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이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다양성과 조화를 이루는 데 터닝 포인트를 만든 대회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총회를 열고 도쿄올림픽을 상징하는 구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다 함께'를 추가하는 안건을 가결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일본에서는 이번 '다양성 올림픽'이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최초 LGBTQ 단체 '프라이드 하우스(Pride House) 설립자 곤 마츠나카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일본이 인권을 옹호하는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와 정반대"라면서 "일본에는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할 수 있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역대 최다 성소수자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표시도 경기장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독일올릭픽스포츠연맹은 독일 여자 하키 대표팀 주장 나이키 로렌츠가 LGBTQ 커뮤니티와의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해 모든 경기에서 무지개색 완장을 착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로2020'에서도 독일 축구 대표팀 주장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도 무지개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간 바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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