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美 멀티패밀리 투자, 금융위기서도 안정적.. 10년간 실질수익률 연 20% 기록"

입력 2021-07-23 19:00   수정 2021-07-25 16:17

≪이 기사는 06월30일(06: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멀티패밀리 부동산 투자는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안정적인 투자처이면서도 연 10%대 고수익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이승환 브릿지인베스트먼트 아시아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멀티패밀리 투자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장 및 투자전략실장을 지낸 이 대표는 작년 초운용자산 260억달러 규모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브릿지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금융계에서도 대단히 다채로운 경력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 전 동화은행에 다니다가 IMF 금융위기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이후국내 최대 전자회사에 입사하였다. 이어 교보생명과 블랙록자산운용 등에서 일하다 KIC에 합류했다. KIC에서는 채권투자와 투자전략 등을 주로 담당했으며 뉴욕 사무소에서 수년간 글로벌 투자자들과 함께 호흡했다. 이 대표가 브릿지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것은 이 회사의 독특한 투자 방식과 뛰어난 수익률 덕분이다.

브릿지인베는 미국 부동산, 그 중에서도 '멀티패밀리'를 사들여서 이를 임대하면서 적절히 수리해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이 회사가 주로 투자하는 가든형 멀티패밀리는 우리식으로 치면 저층 아파트단지다. 지금까지미국 내 약 170개 아파트 단지에 투자했다. 이 대표는 "170여건 중 지난 10년간 1건 손실을 본 경우는 있지만, 나머지 딜들은 모두 양(+)의 수익률을기록 중"이라고 전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에서 부실하게 이뤄진 모기지 대출이 연쇄적으로 부도가 나고,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팔린합성파생상품들에 투자한 대형 기관들이 잇달 아 자금난을 겪으며 부실이전파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브릿지인베가 투자하는 저층아파트는 경기가 어려울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또 월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기거할 곳이 없으므로 금융위기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임대료를 내지 못할 경우 신용도가 떨어져이후에 아파트 임대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수입이 생기면 가장 먼저 임대료를 납부하게 된다”고 했다. 특히 이 회사의 대표펀드(flagship fund)로 꼽히는 '브릿지 멀티패밀리 펀드(Bridge multifamily fund)'는 2009년부터이 회사가 미국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월말까지 지난 10여년 이상 연평균 수익률(net)은 20.3%에 달한다. 수수료등을 뺀 후 고객에게 전달되는 실질수익률 기준이다.

플래그십 펀드별 운용규모는 약 15억달러 가량으로 크지 않지만, 이미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저마다 '나도 하겠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글로벌 투자정보회사 프리킨에서 꼽는 미국의 밸류애드 부동산펀드 가운데 거의 항상 1위를 차지한다"는 게 이대표의 설명이다. 4호펀드까지 마감되었고 현재 5호펀드를 모집 중이다.

브릿지인베스트먼트는 플래그십 펀드와 함께 미국 멀티패밀리 자산을 담보로 한 중순위 대출에 투자하는 '브릿지 대출 전략 펀드(Bridge debt strategy)'도 운용하고 있다.
대출형 펀드지만 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증권신고서 내역에 따르면2014년 이후 이 펀드 수익률은 연 평균 9.6% 수준이다. 또한 대부분이 변동금리로 되어있어, 향후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대표는 말했다. 현재 4호 펀드를 모집 중이며, 8개월 동안 예상모집액의 70% 이상을 모집할 정도로 국내외의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이 대표는 최근 한국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브릿지의 펀드를 판매하기 위한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증권사들과 펀드 구성방식을 논의 중"이라며 "플래그십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일부는 대출전략 펀드에 넣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기관투자자 투자 비중이 40%, 개인투자자 비중이 60%로 개인 자금을 많이 받고있다"며 "캐피털 콜 방식으로 운영하는 기관자금과 달리 개인들은 투자 약정을 지키기가 어렵기때문에, 초기에 투자금을 모두 넣어 3년간은 자금이 묶이고 이후에는 필요에 따라 인출할 수 있는오픈엔드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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