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여사·이서현 이사장, '이건희 컬렉션' 찾았다

입력 2021-07-25 14:22   수정 2021-07-25 15:08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한 사실이 확인됐다.

25일 미술계와 재계에 따르면 홍라희 여사와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 22일과 23일 국립중앙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관람했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측에서 기증자에 대한 예우의 일환으로 전시회 시작 전 특별 관람 기회를 제공했지만, 홍 여사와 이 이사장이 이를 고사하고 일반 관람일에 맞춰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라희 여사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월 1일 이재용 부회장 없이 치러진 이 회장을 백일재 이후 처음이다. 홍 여사는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후 리움미술관 관장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건희 컬렉션'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 작품 중 대표작들로만 구성한 전시회로 지난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나란히 개막했다.

전시회를 찾은 홍 전 관장은 이 회자의 이름을 지켜보며 감회에 젖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특히 이 회장과 같이 처음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진 '인왕제색도'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다는 후문이다.

홍 전 관장은 관람을 마친 후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며 "많은 국민이 이 작품들을 보시면서, 코로나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컬렉션'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유족들은 이 회장의 생전 뜻을 존중해 지난 4월 소장품을 기증하면서 이뤄졌다. 이 회장은 개인적인 관심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문화융성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한국 미술 세계화에 힘쓰면서 소장품 역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생전 에세이집을 통해 유럽, 미국 등의 유명 박물관을 관람한 경험을 전하면서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국내외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실정"이라며 "이것들을 어떻게든 모아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 서화실에서 진행되는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는 이 회장의 기증품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엄선해 공개했다. 국보 12건, 보물 16건이 포함됐다.

'인왕제색도'를 포함해 김홍도의 '추성부도'와 강세황이 그린 '계산허정도', '계산기려도' 등도 공개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예약자에 한해 30분 단위로 20명씩 입장을 허용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1전시실에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연다. 이건희 회장 유족이 미술관에 기증한 한국 근현대 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 등 총 1488점 중 국내 작가 34명의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3일까지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시간당 30명씩 관람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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