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려 서울을 세계 5대 도시로 만들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마음껏 실험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서울시청 6층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전문가 40인과 함께 석 달 동안 구상한 ‘서울비전 2030’의 밑그림을 최초로 공개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안심·상생·미래 감성 도시로 서울을 탈바꿈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오 시장은 “서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업·금융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해외에서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을 막는 수도권 입지 규제,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를 옥죄고 있는 과밀억제권역 규제, 해외 금융회사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주 52시간 근로제 완화를 정부에 강력 요구할 방침이다.
세부 정책 중에선 ‘서울형 뷰티산업’ 육성 방안도 포함돼 있다. 화장품, 미용, 성형, 패션 등 ‘멋’과 관련한 산업을 ‘뷰티산업’으로 묶어 서울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맞춰 서울시의 브랜드를 바꾸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지금의 서울시 브랜드(I·SEOUL·U)는 무색무취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서울비전 2030이 나온 뒤 서울이 지향하는 목표를 새 브랜드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 브랜드는 조례에 규정돼 있어 서울시의회의 동의와 이해가 선행돼야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서울의 도시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미국계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커니가 전 세계 150개 도시를 대상으로 평가한 글로벌 도시지수 순위에서 서울은 2015년 11위에서 지난해 17위로 6계단 하락했다. 미래 잠재력을 가늠하는 글로벌 도시전망 순위는 같은 기간 12위에서 42위로 30계단이나 추락했다.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의 도시 종합 경쟁력 순위에서도 서울은 2015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밀렸다.
다만 오 시장은 “서울시의 의지가 강해도 법령상 제한을 뛰어넘을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등 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도 수도권 입지 규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돼 기업들이 해외에서 서울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여러 규제가 해외 금융회사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여의도를 금융 중심지로 선정해 놓고도 수도권과밀억제권역으로 묶어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며 “유연한 노동환경을 원하는 해외 금융회사들을 끌어오기 위해선 증권사 트레이더, 해외 투자은행 종사자 등에게 주 52시간 근로제를 예외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기업과 금융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막는 법률을 정리해 국회와 정부에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1961년 서울 출생
△대일고, 고려대 법학과 졸업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2000∼2004년 제16대 국회의원
△2006년 7월∼2011년 8월 제33, 34대 서울시장
△2021년 4월~현재 제38대 서울시장
하수정/안상미/사진=김영우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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