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의 집계에 따르면 2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예정된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약 9조1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5조7500억원)보다도 58.7% 많다.
이번 여름대전의 최대어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다. 상장 과정에서 최대 4조3098억원을 모집한다. 삼성생명(4조8881억원)에 이어 국내에 상장한 기업 중 두 번째로 큰 공모 규모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공모금액도 2조5525억원에 달한다.
대어들의 청약 일정이 촘촘히 잡힌 만큼 이 기간 시중의 대규모 유동성이 끊임없이 공모주 시장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할 전망이다. 미리 증거금을 낼 필요가 없는 기관 수요예측과 달리 일반청약은 희망 주문금액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여름대전 중 특정기간엔 100조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이 쏟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이 점점 불어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현금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해 말 1566조원에서 올해 5월 말 1683조원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와 IPO 시장 호황이 맞물리면서 국내 공모주 일반청약 증거금 신기록이 최근 1년간 네 차례나 경신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투자금이 많은 사람은 카카오뱅크 IPO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 KB증권은 일반청약 물량의 54%인 881만577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균등 배정 물량은 440만5289주다. 200만 명이 청약하면 최소 청약 물량인 10주(증거금 19만5000원)를 청약한 사람은 2주를 받고 추첨으로 1주를 더 받을 수도 있다.
손에 쥔 자금이 청약경쟁률 기준으로 한 주도 받기 어려운 규모라면 하나금융투자나 현대차증권을 노려볼 만하다. 두 증권사가 배정받은 물량은 100만 주도 안 되지만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비해 가입자가 적어 균등 배정 주식이 상대적으로 많을 가능성이 있다.
고평가 논란이 잇따르는 것도 부담이다.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이 ‘몸값을 과도하게 높였다’는 논란에 휘말린 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이로 인해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은 공모가격을 낮췄고 카카오페이는 8월로 잡아놨던 상장 시기를 4분기로 미뤘다.
김진성/전예진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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