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크래프톤 "고평가 논란? 삼성전자 봐라"

입력 2021-07-26 11:54   수정 2021-07-26 11:57


다음달 초 기업공개(IPO)를 앞둔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26일 "해외 투자자로부터 '크래프톤 때문에 처음 한국 기업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성공적인 증시 상장을 자신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역시 "코스피 상장을 통해 독보적인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병규 "크래프톤, 단순한 게임 회사 아냐"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크래프톤은 회사 소개와 IPO 준비 상황,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장 의장은 "'펍지'('배틀그라운드' 세계관)가 가진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의 위상 덕분에 크래프톤이 더 멋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크래프톤은 단순한 게임 회사가 아니라, 게임을 기반으로 IP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며 "크래프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회사냐는 질문에는 물음표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게임이라는 강력한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확장과 변주가 글로벌 고객이 바라는 것이고, 앞으로 미디어 환경 발전 방향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IP 중심의 확장 가능성을 부각시킨 장 의장의 의도는 크래프톤이 특정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분기 매출 중 96.7%가 배틀그라운드 한 게임에서만 발생했다. 크래프톤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배틀그라운드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경우 사업, 재무상태,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장 의장의 이같은 전략은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IP를 게임에만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켜 '펍지 유니버스'라는 이름의 콘텐츠 세계관을 더욱 강화하겠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크래프톤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최연소 프로듀서, 아디 샨카를 배틀그라운드 기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프로듀서로 영입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특히 배틀그라운드 IP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다양한 콘텐츠와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등 게임의 생애주기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신규 게임에도 배틀그라운드 IP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중국,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글로벌 전지역에서 사전예약자 수 2500만명을 넘겼다.
김창한 "크래프톤에 투자하는 건 독특한 기회"
김창한 대표는 "콘텐츠 산업은 게임을 중심으로 융복합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단일 IP 기준으로 게임은 다른 미디어에 비해 가장 강력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높은 몰입감과 반복성으로 많은 시간을 점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은 게임을 통해 탄생한 IP를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시켜 IP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다시 새로운 게임으로 연결시켜 또 다른 IP를 계속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의 경쟁력에 대해선 "크래프톤 상장은 한국의 많은 개인 투자자가 글로벌 게임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삼성전자도 한국 시장만 바라보면 그런 시가총액과 규모가 나올 수 없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 크래프톤에게 투자하는 건 (전에 없던)독특한 투자 기회라고 강조하고 싶다. 코스피 상장을 통해 독보적인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부연했다.
배동근 "공모가 고평가 논란?…시각에 따라 의견 다를 수도"
크래프톤이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864만4230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40만~49만8000원이다. 최근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대해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투자자들이 어떤 시각에서 크래프톤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의견은 다를 수 있어서 (고평가) 지적이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콘텐츠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IP 산업으로 전 세계에서 이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하는 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회사의 잠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공모 금액은 4조3098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이다.

배 CFO는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의 70%가량을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2년 전부터 전 세계의 잠재력 있는 IP와 역량 있는 개발 스튜디오 확보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들과 교류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머지 30%의 절반으로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나머지 15%로는 고성능 장비 확충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오는 27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마감하고서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다음 달 2~3일에 일반 청약을 받는다. 개인 투자자는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 NH투자증권, 인수회사 삼성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도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8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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