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이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등에서 일으킨 방송사고에 대해 사과한다.
MBC는 26일 오후 3시 박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일으킨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한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내걸었다. 아이티를 소개하면서 폭동 사진을 쓰고 엘살바도르 소개에서는 비트코인을 내세웠다.
마셜 제도를 소개할 때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는 자막을 넣었고 루마니아는 드라큐라 사진을, 노르웨이와 이탈리아에는 각각 연어와 피자 사진을 걸었다. MBC의 개회식 방송은 세계 각국에 알려져 국제적 비난을 샀다.
영국 가디언은 MBC가 국가 소개를 하며 "모욕적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지적했고, 호주의 뉴스채널 7뉴스는 "명백히 부적절한 올림픽 그래픽을 써 나라 망신이란 비판을 일으켰다"고 꼬집었다.
미국 CNN도 "한국 소개로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참사의 나라라고 하면 좋겠느냐"고 비판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이었는데 일본은 무난한 초밥 이미지를 썼다. 해일이나 후쿠시마가 아니어서 다행일 정도"라며 냉소적으로 평하기도 했다.
MBC는 또 전날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인 한국과 루마니아의 경기 중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 팀 마리우스 마린 선수를 겨냥해 "고마워요 마린"이란 자막을 넣어 비판을 받았다.
연이은 방송 사고에 국내외 비판이 이어지자 박 사장이 사과에 나서는 것이다. 그는 MBC 보도국장을 맡고 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많은 언론사들이 국민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타 매체 올림픽 보도를 비판한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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