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아 라온화이트햇 대표, 화이트 해커 키우는 보안업계 '교장 선생님'

입력 2021-07-26 17:54   수정 2021-07-27 00:26

“해커라고 하면 여전히 범죄자라고 다들 말합니다. 저희는 ‘착한 해커’를 육성합니다. 해커들이 보안을 뚫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막을지 알려주죠. 앞으로는 여성 해커들이 더 많아져 저처럼 대표이사를 맡는 사람도 나오면 좋겠어요.”

이정아 라온화이트햇 대표(52·사진)는 정보·보안 업계에서 ‘착한 해커’인 화이트해커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교장’으로 통한다. 화이트해커 양성을 목표로 보안기업 라온시큐어의 자회사로 2012년 출범한 당시부터 지금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동안 라온화이트햇 교육기관을 거쳐 업계로 간 전문 인력만 400여 명. 대학과 연계해 교육한 학생은 500명에 달한다. 지난 14일 ‘정보보호의 날’ 행사에선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모바일 공무원증’을 구현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 대표는 “고교생, 대학생들도 실력만 있으면 화이트해커로 입사한다”며 “여성 대표지만 자유분방한 해커들에게 털털하게 대해 보스나 형님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커는 통상 각종 기밀정보를 빼내고 시스템을 파괴하는 블랙해커와 화이트해커로 나뉜다. 라온화이트햇은 화이트해커를 중심으로 보안 컨설팅과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한다. 해킹 실력이 모든 걸 좌우하다 보니 파격적인 인재 영입도 많다.

이 대표는 “해킹대회에서 1등을 한 고교생을 특별채용하고, 나중엔 대학 진학까지 추천서를 써주기도 했다”며 “어린 친구들일수록 상사보다 어머니 또는 아버지처럼 대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내 정보·보안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대표이자 엔지니어 출신이기도 하다. 1998년 LG정보통신(현 LG전자)에 네트워크 보안 엔지니어로 입사한 게 첫 경력이다. 정보기술(IT) 인력 대다수가 남성이던 시절인 만큼 각종 공구와 무거운 네트워크 장비를 든 그를 신기하게 보는 시선도 많았다.

“회사 내부망이 잘 작동하는지 점검을 하러 가면 컴퓨터마다 제대로 연결이 돼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당연히 책상 밑으로 들어갈 일도 많았죠. 그럴 때마다 컴퓨터 주인분이 당황하기도 했어요. 임신했을 때도 그랬으니 되레 걱정하는 눈으로 보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저는 늘 갖고 다니는 드라이버로 제가 엔지니어라는 걸 꼭 알려주고 안심시켜 드렸죠.”

이런 경험 덕분에 여성 개발자를 되도록 많이 뽑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전체 직원의 30%가 여성 개발자”라며 “여러 사정으로 그만두는 여성 개발자가 많지만 꼭 이겨내고 커리어를 이어가라고 늘 조언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추후 목표는 보안 컨설팅을 넘어 블록체인을 이용한 인증기술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올해엔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지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화이트해커 양성에도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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