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린보이' 황선우,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결선

입력 2021-07-26 18:05   수정 2021-07-27 00:30


‘뉴 마린보이’ 황선우(18)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한국 경영 선수로는 9년 만이다.

황선우는 26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53으로 2조 5위를 기록했다. 전체 16명 선수 중 6위를 차지한 그는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전날 예선에서 1분44초62로 터치패드를 찍은 황선우는 한국 신기록 및 주니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출전 선수 39명 중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전날보다 조금 처진 기록을 찍은 그는 “어제 오후에 예선을 뛰고 오늘 아침에 준결승에 출전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며 “내일 결승은 하루 지난 후에 있으므로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올림픽 경영 종목 결선에 한국 선수가 진출한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박태환은 자유형 200m 결승에 진출해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황선우는 또 올림픽 경영에서 결선에 오른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남유선이 한 번, 박태환이 다섯 번 해냈다. 남유선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한국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선에 오른 뒤 7위를 기록했다. 이어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유형 200m에서도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수확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400m에서 은메달, 자유형 200m에서 2회 연속 올림픽 은메달을 기록했다. 박태환은 같은 대회 1500m에서도 결선에 올라 4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한국 수영의 미래’로 꼽힌다.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국선수단을 대표해 김연경(33)과 나란히 기수로 나섰다. ‘한국 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두 얼굴로 뽑힌 셈이다.

황선우는 박태환이 베이징 대회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2008년, 다섯 살의 나이로 수영을 시작한 ‘박태환 키즈’다. 키 186㎝에 몸무게 72㎏, 팔 너비(윙 스팬)가 193㎝에 이르는 뛰어난 신체조건에 성실성까지 갖췄다. 휴식시간에도 수영 동영상을 찾아볼 정도다.

지난해부터 눈부시게 성장해 한국 수영계의 비밀병기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1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25로 박태환의 기록을 넘어서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4초96을 찍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운 자신의 주니어 세계신기록(1분45초92)을 두 달 만에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황선우가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선 경기는 27일 오전 10시43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당장 또 하루 만에 레이스에 나서야 하는 그는 “수심 3m 풀에 잘 적응해왔고 도쿄 경기장에서 스타트 연습도 많이 했다”며 “잘 먹고 잘 자는 게 (컨디션 관리에) 가장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선에선 기록 경신을 목표로 잡아야 할 것 같다”며 “상승세를 탈 거라고 봐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번 대회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앞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선우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향해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선우는 이에 대해 “영광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집중해서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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