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2030년까지 인구 13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수소와 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리고, 주거 환경을 개선해 인근 지역으로 인구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에다 지역 기반 산업인 조선 등 주력 산업 침체 여파로 울산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대응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사진)은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울산시 2030 인구증가 추진대책’을 제시했다. 송 시장은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경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 해체 등 4대 에너지 사업 등으로 2030년까지 6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상풍력발전 등 신산업 활성화
산업도시 울산의 인구는 지난해 말 113만6017명으로 10년 전 인구 수준으로 감소했다. 울산 인구는 2015년 117만 명까지 올라선 후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5년간 3만7517명이 줄었다. 울산시가 신산업 활성화를 통한 적극적인 지역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송 시장은 “시가 역점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해외 투자 기업의 경쟁적 참여로 가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덴마크 투자운용사 CIP(SK E&S와 합작), 영국 투자사 GIG-토털, 스웨덴 쉘코엔스헥시콘, 미국계 KF윈드,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 민간 투자사 다섯 곳이 사업 타당성을 분석해 2030년까지 1~2GW급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총 발전용량은 6.1~6.6GW 규모로 투자금액만 36조여원에 이른다. 울산시는 기존 지역 핵심 산업 혁신과 종사자들의 일자리 안정에도 신경쓰고 있다.
송 시장은 “자동차 부품 산업이 친환경 미래 차 산업으로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퇴직자 전직 지원 등에 5년간 412억원을 투입해 6500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새 아파트 공급 등 인구 유출 방지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 신규 주택 공급 및 주거안정 사업도 벌인다. 선바위 지구, 울주군청 주변 행정복합타운, KTX 역세권 등에 2030년까지 6만8000가구, 16만 명이 거주할 미래형 신도심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산, 양산, 경주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로의 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도심 주거 환경도 개선할 방침이다. 대중교통 대동맥인 도시철도망(트램) 도입, 외곽순환도로 건설, 울산권 광역철도 건설 등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편리한 정주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송 시장은 “베이비부머의 탈울산 방지를 위해 은퇴자 수요 맞춤형 주거지 개발 등 다양한 주거 지원 정책 개발로 지역 정착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전국 최대 규모 신혼부부 주거비 지원 사업도 지원 연령 범위와 지원 금액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인재 유출 방지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위해 대학 유치와 지역 맞춤형 인재 육성 사업도 강화한다.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플랫폼 구축 사업’에 4년간 2652억원을 투입해 지역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 청년의 ‘취업-창업-정주’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 청년일자리센터 운영 등 일자리 지원과 청년 주택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청년 주거급여 분리 지급 등 정착 지원 등으로 청년 자립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선업 부활에 대비해 기술연수생에게 월 100만원씩 지원하는 사업과 월 20만~200만원 주거비를 지원하는 ‘청년 드림스페이스 지원사업’ 대상자 규모도 늘린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