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외설적"…10대 소녀, 가족에 구타 당해 사망 [글로벌+]

입력 2021-07-27 17:14   수정 2021-07-27 17:41


인도의 한 10대 소녀가 청바지를 고집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구타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BC등 외신의 27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인도의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사는 네하 파스완(17)은 할머니로부터 청바지를 입지 말라는 지적을 생전에 계속 받아 왔다.

할머니는 소녀에게 꽉 맞는 청바지가 외설적인 의상이라고 질책해 왔지만 파스완은 청바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소녀는 같은 지적을 하는 할아버지와 삼촌 등 가족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하다 머리에 심각한 부상과 골절상을 입고 결국 목숨까지 잃게 됐다.

여기서 더욱 끔찍한 것은 이들 가족은 소녀를 폭행해 죽인 것도 모자라 소녀의 시신을 집 근처 다리에 매달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소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을 구타해 숨지게 한 가족 10명을 고소했다. 여기에는 조부모와 삼촌, 이모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현재 살인 및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소녀의 어머니는 시댁 식구들이 죽은 딸에게 인도 전통 의상 외에 다른 것을 입었다고 자주 꾸짖었고, 학업을 포기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극심한 가부장제가 이어지는 인도에서는 여자아이와 여성의 서구적 복장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티라트 싱 라왓 우타라칸드주총리는 공식석상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 것은) 옷을 모두 벗어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인도 사람들이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 동안 도리어 인도 밖의 외국인들은 몸을 제대로 가리고 요가를 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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