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사 대표들은 TDF 집중 투자…전기차·뉴딜펀드도 편입

입력 2021-07-27 17:25   수정 2021-08-03 19:34

‘증권업계 대표들은 퇴직연금으로 어디에 투자할까.’ 퇴직연금 운용법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가져볼 만한 궁금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증권·자산운용사 여섯 곳 대표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본 결과 이들은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TDF)에 가장 많은 비중을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등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담았다.

대표들은 TDF를 좋아해

한국경제신문이 27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와 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3개 자산운용사 대표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살펴봤다. NH투자증권을 제외한 5개사 대표는 TDF 투자 비중이 가장 컸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펀드 내 자산 비중을 조정해준다. TDF 상품명 끝에 붙는 연도를 빈티지라고 하는데, 빈티지는 은퇴 목표 시점에 따라 선택한다. 빈티지가 먼 미래면 주식 비중을 늘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가까우면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대응한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퇴직연금 자산을 모두 KB온국민TDF에만 투자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장이 좋으면 빈티지를 2050으로 설정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장이 나쁘면 2025로 바꿔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조절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TDF 하나만 가입해도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TDF 투자 비중이 각각 60%, 40%로 높았다.
전기차·뉴딜·IT에 투자해 추가수익 추구
증권업계 대표들은 전기차 관련 펀드에 관심이 많았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15%) △TIGER 퓨처모빌리티 액티브(15%)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10%) 등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했다. 서 대표는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했을 때 스마트폰 시장 침투율(해당 상품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고객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80%로 확대됐고 이 기간 애플의 시가총액은 10배 이상 커졌다”며 “올해 전기차 침투율은 5% 미만이나 관련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했다.

김유상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역시 KODEX K-미래차액티브 ETF에 14% 투자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자동차산업이 스마트 모빌리티로 진입하는 초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 관련주도 적극적으로 편입했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TIGER KRX BBIG K-뉴딜 ETF에 40%를 투자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의 대표 기업 12종목에 압축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채권형 펀드를 포함해 총 9개의 펀드에 가입했는데, 위험자산 중 가장 비중이 큰 펀드가 NH-Amundi 100년기업 그린코리아(12%)였다.

정보기술(IT)과 리츠(부동산) 펀드도 눈에 띄었다. 정일문 대표는 KODEX 차이나항셍테크 ETF와 하나UBS글로벌리츠 펀드를 15%씩 갖고 있었다. 김유상 대표는 KODEX 미국FANG플러스 ETF를 14%, 정영채 대표는 TIGER 미국MSCI리츠 ETF를 10% 담았다.
안전자산은 채권·ELB에
안전자산 편입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채권형 펀드에 투자해 안전자산에서도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들이 있었다. 정영채 대표는 NH-Amundi 국채10년인덱스펀드와 교보악사 Tomorrow장기우량증권펀드를 각각 19%, 18% 비중으로 담았다. 그는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를 반영해 민감도 높은 단기채보다 10년 및 장기국채 위주로 분산투자했다”고 했다.

정일문 대표는 원리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자금의 30%를 넣었다. ELB는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와 연계되는데, 만기에 주가지수가 특정 구간에 들어가 있으면 약속한 금리를 지급한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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