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타고…삼성SDI, 車배터리서 돈 벌기 시작했다

입력 2021-07-27 18:22   수정 2021-07-28 00:51

삼성SDI가 올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2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4% 증가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3조3343억원으로 30.3% 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에너지 및 기타 부문 매출이 2조7118억원으로 41.2% 늘면서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중대형 배터리인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미주 전력 프로젝트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소형 배터리는 청소기, 전동공구,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매출이 증가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2019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엔 이익 규모가 수십억원에 그친 데다 이듬해 1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올해는 1~2분기를 합친 상반기 기준으로도 흑자를 내는 등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돼 올 2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사실상 첫 흑자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대규모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R&D) 비용이 투입되면서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유럽 주요 기업들로부터 꾸준히 수주를 확대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이익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하반기엔 흑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사진)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적용한 젠5(5세대)를 3분기부터 BMW 등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밀도를 높인 젠5는 1회 충전에 6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헝가리 공장에서 양산을 준비 중이며 4분기부터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2025년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 때문에 현지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이 불가피하다”며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늦지 않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손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SDI는 하반기에 전 사업 부문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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