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든 '고점 논란'…다시 끓는 포스코·현대제철

입력 2021-07-27 17:35   수정 2021-07-28 00:40

2개월여간 하락세를 보였던 철강주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철강주 가격을 눌러왔던 ‘2분기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반등 시동 거는 철강주
지난 10년간 공급 과잉 업종으로만 취급돼왔던 철강주는 올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철강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 2월 대비 5월 중순까지 61.86%, 현대제철은 53.61% 급등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된 수치였다. 예상대로 포스코는 연결기준 분기 영업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고, 현대제철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545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을 통제하면서 철강 가격이 다시 하락세를 보였고, ‘철강업종 실적은 2분기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가는 힘없이 내려앉았다. 5월 중순 6만600원까지 올랐던 현대제철 주가는 지난 21일 4만9600원까지 떨어졌다.

철강주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건 지난주부터다. 27일 포스코는 2.97% 오른 36만4500원, 현대제철은 2.30% 상승한 5만3400원에 마감했다.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도 각각 2.46%, 1.92% 상승 마감했다.
수그러드는 ‘2분기 고점’ 논란
철강주가 조금씩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건 2분기 호실적 영향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2분기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수그러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건설·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 수요가 견조한데다 원자재 가격도 크게 인상되면서 하반기에도 판매단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분기 평균 판매단가를 전 분기에 비해 t당 14만원 올렸다. 이달에도 열연 유통가격을 t당 10만원 인상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가전사와 분기 가격 인상 협상을 마무리했고 조선, 자동차산업과도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3분기 판매단가 역시 14만원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이면서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이 분기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대제철도 하반기에 자동차강판과 조선용후판 등에 대한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높아지고 계절적 수요도 많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철강주 주가 향방을 가를 추가 변수는 중국의 감산 여부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 절대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글로벌 탄소 배출 1위국이라는 오명을 떨쳐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철강업종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산 압박을 하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압박 강도가 커지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중국 철강 가격도 덩달아 인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 철강 가격 차가 줄면 국내 기업이 수출하는 데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김 연구원은 “올 하반기 중국이 탄소 감축을 위해 강도 높은 철강 감산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감산의 속도와 폭에 따라 국내 철강 업종의 이익 규모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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