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태권도 대표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는 순간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암을 이겨낸 ‘극복의 아이콘’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4로 누르고 동메달을 땄다. 남자 58㎏급 장준의 동메달에 이은 이번 대회 태권도에서 한국이 딴 두번째 메달이다.
시청률조사기업 TNMS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 40분경부터 지상파 3사를 통해 동시 생중계 방송된 인교돈 경기 시청률은 25.7% (KBS1 10.6%, SBS 8.3%, MBC 6.8%)를 기록했는데 522만명이 동시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교돈은 1라운드에서 탐색전을 벌이다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3-0 리드를 잡았다.
2라운드에서도 방어 위주로 경기를 펼치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은 끝에 4-0으로 라운드를 마쳤다.
3라운드에서도 인교전은 철벽방어를 유지했다. 다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는 이유로 감점을 받고 상대에게 주먹 공격을 허용하는 등 점수차가 5-4까지 좁혀졌으나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인교돈은 22세였던 2014년 당시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따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 후로도 꾸준한 성적을 내며 국내 중량급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메달을 딴 인교돈은 "‘인간승리’라는 단어가 맞는 것 같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올림픽 출전을 생각도 못 했었다"라며 "저도 제 자신에게 놀랐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고, 준비한 걸 전부 쏟아내고 져서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투병하시는 분들이 저란 선수로 인해 힘을 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며 "보조해주고 응원해 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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