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밝은 대체육 시장…신세계푸드, '베러미트'로 선점 나섰다

입력 2021-07-28 10:52   수정 2021-07-28 10:53


신세계그룹 계열 식품기업 신세계푸드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육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 등을 활용,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신세계푸드는 독자 기술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선보이고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해당 제품을 넣은 샌드위치로 소비자에게 첫선을 보인다.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론칭…"미래 성장 동력"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28일 '베러미트' 론칭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기업 비전으로 수립한 ‘푸드 콘텐츠 앤 테크놀로지 크리에이터’를 이뤄가기 위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베러미트를 적극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체육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한 끝에 베러미트를 선보이게 됐다. 미래 식품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대체육 시장에 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자사 햄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에서 대체육 치킨너겟을 출시, 30만개를 완판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자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였다.

베러미트의 브랜드명에는 '고기보다 더 좋은 대체육으로 인류의 건강과 동물 복지, 지구 환경에 대해 기여하자'는 뜻을 담았다. 첫 제품은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슬라이스 햄)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육류 소비량 중 돼지고기 비중이 가장 높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베러미트의 콜드컷은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성분을 이용한 제품이다. 식이섬유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를 활용해 햄 고유의 탱글탱글한 탄력성과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고, 고기의 감칠맛과 풍미를 살렸다고 신세계푸드는 소개했다.

비트와 파프리카 등에서 추출한 소재로 돼지고기 햄 특유의 붉은색상과 외형을 유사하게 만든 점도 특징이다. 대체육의 단점으로 꼽힌 퍽퍽한 식감을 보완했고, 마늘, 후추, 넛맥, 생강 등을 활용해 대두단백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탈리안 햄 '볼로냐'와 '모르타델라', 다양한 향신료가 어우러진 독일 햄 '슁켄' 등 3종으로 개발됐다.

신세계푸드는 '볼로냐' 콜드컷을 넣은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오는 29일부터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한다.

향후에는 소시지, 햄, 불고기용 스트랩 타입과 돼지고기 원물과 유사한 제품으로 제품 상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타벅스를 비롯한 다양한 식음료(F&B) 브랜드와의 협업해 판매채널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과 식품안전, 동물 복지, 지구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화되면서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대체육 첫 제품의 맛과 품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본격적인 진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MZ세대 가치소비와 함께 성장하는 대체육 시장
신세계푸드를 비롯해 최근 식품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대체육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가치 소비(미닝아웃)’를 중시하면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F&B는 2018년 12월 미국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에 해당기업 대체육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식물성 고기 패티 ‘비욘드버거’를 비롯해 소시지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9년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대체육을 넣은 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상은 엑셀세라퓨틱스와 손잡고 세포공학 기술로 생산하는 인공고기인 배양육 제품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부 선진국에선 대체육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일례로 미국 시장에서 대체육의 판매량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1%나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미국 축산업계가 공장을 폐쇄하면서 육류 대란이 터진 점도 현지 대체육 시장 성장에 불을 붙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5조2500억원에서 2023년 6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베러미트는 고기보다 더 좋은 대체육으로 인류의 건강과 동물 복지, 지구환경에 기여하자는 신세계푸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의지를 담아 선보이는 푸드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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