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한 알리바바·텐센트 저가매수 해볼까…월가 "아직 일러"

입력 2021-07-28 10:38   수정 2021-07-28 11:03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대표적인 주식들이 폭락하면서 저가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월가에서는 중국 정부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이 큰 만큼 매수에 나서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높다.

홍콩 항셍지수는 26~27일 이틀간 8% 넘게 하락했다.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는 27일(현지시간) 8.98% 내리는 등 지난 5거래일 동안 17.79% 떨어졌다. 알리바바의 경우 이날 6.35% 하락했고, 5거래일 동안 12.24% 내렸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70% 이상 급락했던 TAL에듀케이션 등 사교육주들은 이날 반등했다. TAL에듀케이션(TAL)은 26일 26.6% 하락한 후 27일 25% 상승했으며, 가오투 테크에듀(GOTU)는 전날 28.9% 하락한 후 이날 15% 상승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CNBC에 따르면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그룹의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은 미국과 경쟁하기를 원한다. 경제와 민간기업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은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지미 창 CIO는 “규제 위험, 정치적 위험이 시장이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미국 기업에 비해 훨씬 낮더라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로 아마존의 70배 수준보다 낮다.


창 CIO는 “중국 정부는 경제를 관리하는 방법과 기업들을 어떻게 그 그림에 맞춰넣을 지 그들의 비전을 실행하기로 굳게 결심했고, 지금 투자자들은 그걸 깨닫고 있다고 생각한다. 디디추싱 기업공개(IPO) 는 중국 당국이 기업에 대해 더 엄격하게 대하기로 하고 본보기로 삼는 구실을 제공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미국 상장을 연기하고 네트워크 보안을 점검하라는 중국 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디디의 주가는 지난 달 상장 당시보다 50% 이상 떨어졌다.

창은 CIO는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고 싶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이게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다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끝날 때가 됐다고 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단기적으로 매우 엄격한 규제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 정부의 행동은 미국에 상장 계획을 가진 기업들에 투자했던 사모펀드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들의 IPO는 궁극적으로 중국내 상장으로 전환될 수 있고 그건 의도한 것 같다. 중국은 이러한 IPO가 홍콩에 상장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블루프린트그룹의 게리 드로첵 전무는 "일부 중국 기업은 미국에 상장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고 IPO를 철회했다. 이제 중국은 자국의 챔피언 기업이 중국 거래소에 상장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의 상장 흐름이 확실히 줄고 있다. 최근 몇 번의 중국 기업 IPO가 있었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가치 평가 및 높아진 위험 인식 때문에 IPO 혹은 스펙(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추진하려는 중국 기업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주 사교육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자녀 출산이 줄어들면서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이것을 "사회적 문제"로 규정했다.

크레인셰어스의 브렌든 아헨 CIO는 "그동안 중국 도시 가구의 소득 25% 이상이 사교육비로 쓰였다. 앞으로는 공립학교가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사교육에 대한 새로운 규정은 방과후 사교육 시장을 작년의 1060억 달러 규모에서 240억 달러 규모로 75% 이상 축소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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