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공격 주도…케냐에 완승, 여자 배구 8강 진출 불씨 살렸다

입력 2021-07-28 17:38   수정 2021-07-29 02:26

‘캡틴’ 김연경(33)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가 8강행을 위한 희망을 쏘아올렸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7일 밤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라운드 2차전에서 아프리카 대표 케냐를 세트스코어 3-0(25-14 25-22 26-24)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대회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6개 팀 가운데 4위다.

세르비아와 브라질이 2승을 거뒀고 1승1패인 일본이 한국보다 점수 득실 비율에서 앞서 3위다. A조에서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일본 또는 29일 오전 11시5분 맞붙는 3차전 상대 도미니카공화국 중 한 팀을 잡아야 8강행을 안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이날 공격 40-36, 블로킹 11-6, 서브 8-3, 상대범실 17-15 등 모든 부분에서 케냐를 압도했다. 앞선 브라질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선수들이 살아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김희진(30)의 활약이 눈부셨다. 지난 시즌 후 무릎 수술을 받은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재활 속도를 높였다. 그는 이날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양팀을 합쳐 가장 많은 20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김연경이 16득점으로 뒤를 받쳤고 박정아(28)도 블로킹 3개를 비롯해 9점을 거들었다.

한국은 1세트에서 2-6으로 뒤지다가 7연속 점수를 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염혜선(30)의 까다로운 서브에 케냐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연속 득점이 터졌다. 이후 경기 주도권은 내내 한국이 쥐고 갔다.

귀한 1승을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2, 3세트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최약체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29일 도미니카공화국과 예선 3차전을 벌인다. 한국-케냐전에 바로 앞서 치러진 브라질-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는 2시간26분의 대혈투 끝에 브라질이 3-2로 승리했다.

한국과 케냐의 경기는 당초 오후 9시45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앞서 열린 브라질-도미니카공화국 경기가 풀세트 접전으로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1시간 이상 지연됐다. 결국 오후 11시가 돼서야 경기가 시작됐고, 올림픽 배구 경기를 단 하나의 경기장에서 진행한 일본 측의 배려 없는 운영방식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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