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원장 직무대행 유동욱)은 국제전기차충전협의체 ‘차린(CharIN)’으로부터 세계 최초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지정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차린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국제 표준 개발을 촉진하고, 이에 적합한 시험인증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국제 민간 기술협의체다. 현재 현대·기아·BMW·폭스바겐·GM 등 전 세계 주요 전기차 제조 대기업뿐만 아니라 충전기 관련 업체까지 약 216개 기관이 차린의 핵심 멤버로 참여할 만큼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차린은 3년 4개월간의 준비와 자격 검증을 거쳐 KERI와 독일의 데크라(DEKRA)를 세계 최초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공동 지정하게 됐다.
차린으로부터 적합성 평가기관 자격을 받기 위한 핵심 조건은 ▲인프라(다수의 전기차 및 충전기를 한 번에 시험할 수 있는 전기·전력 인프라 보유) ▲전문인력(전기차 충전 시스템 및 시험인증 프로그램 구축 등 국제 표준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가 보유) ▲다양한 시험인증 경험 및 국제무대 활동 보유다.
KERI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전력·고전압 시험 설비를 기반으로, 아시아 최초 차린 전기차 기술분과 팀 리더(서우현 팀장)를 배출하는 등 전문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18년부터 국내외를 대표하는 전기차 대기업 및 충전기 제조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기술적 문제를 점검하는 ‘국제 테스티벌(Test+Festival)’을 개최하는 등 풍부한 시험인증 경험도 가지고 있어 세계 최초 국제 적합성 평가기관이 될 수 있었다.
KERI의 적합성 평가기관 지정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의미가 대단히 크다. 전기차 완성차 및 충전기 관련 국내 제조업체들이 비싼 운송비와 시험료를 내면서 해외 시험기관에 갈 필요가 없이 KERI에서 시험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국내에 시험인증 기관이 있는지 여부가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등 체감효과가 더욱 크다.
KERI 측은 국내 업체들이 연구원에서 적합성 시험을 받을 경우 전기차 1개 모델 기준 약 1억4000만원(물류비, 시험료, 출장비 등) 비용 절감, 충전기 제조사는 1개 모델 기준 약 1억원의 비용 절감과 약 2개월의 제작기간 단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ERI 안상필 스마트그리드시험실장은 “전기차 초기 시장에는 모두가 안전과 성능에만 주력했지만, 현재는 전기차와 충전기 간 상호운용성 이슈가 전 세계적인 관심 대상”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제조사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프로세스와 연계하여 제도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첫걸음이 바로 이번 KERI의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 지정”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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