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전국의 모든 18세 청소년에게 지급한 문화 바우처의 3분의2는 만화책을 구매하는 데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의 18세 문화바우처 프로그램인 '컬처 패스' 사용액의 75%가 도서 구입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컬처 패스로 팔린 책의 3분의 2는 만화책이었다.
프랑스 정부의 해당 프로그램 목표는 청소년을 클래식 음악, 오페라, 연극 등 이른바 상위문화로 유도하는 것이었는데 정책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프랑스 정부는 지난 5월 2년 안에 문화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300유로(약 40만원)의 '컬처 패스'를 전국 18세 청소년 약 80만명에게 지급한 바 있다. 이번 지급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현지 유력지 르몽드도 지난달 3일 기사에서 문화바우처 도입 이후 시내 서점에 일본 만화책을 사려는 청소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컬처 패스'가 '만화 패스'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컬처 패스에는 또한 사용처나 부문별 금액 제한도 있다. 이를테면 전자책이나 온라인미디어 구독은 최대 100유로까지만 가능하고, 음악·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도 프랑스기업 것만 가능하다. 게임에도 쓸 수 있지만, 프랑스업체가 제작한 게임이어야 하고, 폭력적인 내용의 콘텐츠는 안 된다. 이런 여러 제약에 청소년들은 만화책, 특히 일본 만화 구매에 바우처를 사용하고 있다.
팡테옹소르본대에서 문화경제학을 가르치는 장미셸 토벨랑 교수는 "대중음악이나 블록버스터 영화는 잘못이 없다"며 "케이팝을 통해 한국 문화에 입문할 수 있고 거기서 영화, 문학, 그림, 음악을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최신 마블 영화를 보게 하려고 젊은이들을 압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