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펀드상품을 20여년 접하면서 관심있게 지켜본 사항 중 하나는 '꾸준하게 적정한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상품은 없을까?' 하는 것입니다. 성장주 펀드가 좋은 성과를 보이는 시장국면이 있고, 가치주 펀드가 좋은 성과를 보이는 상황이 있습니다. 때로는 주식시장이 급락해 전반적 수익률 하락으로 우울한 시기를 보내기도 합니다.
언제 어떤 펀드에 자금을 입금해야 할지, 언제 환매를 해서 자금을 회수할지는 늘 고민됩니다. 펀드를 가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은 바로 자금의 용도, 목표 수익률, 펀드 운용기간입니다.
목표 수익률은 높을수록 좋겠지만 자금의 성격과 운용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기가 1년 뒤, 전세자금 용도로 확정된 경우라면 원금을 잃을 확률은 낮추면서 정기예금보다 1% 내외 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펀드를 권유합니다. 평균 신용등급 A 수준, 평균만기 1년 정도 되는 채권들로 구성된 채권형 펀드가 적당합니다.
자금 운용기간이 1~5년 정도라면 성장형 펀드와 가치형 펀드를 적절하게 배분하고, 여기에 주요 해외펀드 비중을 넣고,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수익률에 도달하게 되면 환매하고 '리밸런싱'하는 과정을 주기적으로 거쳐야 합니다.
자금 운용기간이 10년을 넘어가는 경우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자금을 사용하는 시점이 10년 내외의 장기이거나, 은퇴 시점에 자금을 써야 하는 경우가 주로 해당됩니다.
이렇게 장기간 운용하기에 적합한 펀드가 'TDF(Target Date Fund)'입니다. TDF는 주로 퇴직연금 상품에 운용하는 스타일의 펀드입니다. 투자자의 은퇴 및 자금 필요시점(Target Date)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비중을 자산배분 곡선(Glide Path)에 따라 자동 조정해주는 자산배분 펀드입니다.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자금 필요시점에 따라 펀드 선택이 가능합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운용하는 상품중 TDF를 기본(디폴트 옵션으로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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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TDF는 단기 수익률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운용 콘셉트로 안정적 운용이 가능합니다. 자산배분 및 운용을 장기전략과 시장의 큰 흐름에서 운용하므로 일반 펀드 대비 수익률이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꾸준한 장기 우상향 곡선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글로벌 분산 투자가 가능합니다. 국내 포함 특정국가에 대한 쏠림없이 장기적으로 위험대비 성과가 기대되는 지역에 투자합니다. 최근 중국시장이 정책 이슈로 폭락했지만 TDF의 경우는 하락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셋째, 자금사용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비율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은퇴시점, 자금사용 시기를 감안해 주식편입 비중을 별도로 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펀드 시리즈별로 자산배분 곡선에 의해 정해진 시점에 따라 운용사에서 알아서 비중을 조절합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자산배분 곡선(Glide Path) : 비행기가 착륙시 높은 고도에서 낮은 고도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가리킵니다. 은퇴시점과 다양한 변수들을 바탕으로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산비중을 조정하는 자산배분 프로그램입니다.이러한 장점 때문에 퇴직연금, IRP에서만 가입이 가능했던 TDF 상품이 퇴직연금과 상관없이 공모펀드로 자유롭게 영업점이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에서도 가입 가능하게 확대됐습니다.
5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장기투자하고 목적자금을 마련하는 경우, 가령 △자녀 학자금 △자동차 구매 △전세자금 △주택마련 자금 등 목적자금 마련의 운용에도 적합한 투자수단이 됩니다.
필자는 IRP의 40% 수준을 TDF 상품으로 편입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펀드 투자에서도 투자비중을 20% 내외로 투자하기 위해 상품들을 검토 중입니다.
시중의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TDF 상품은 여러종류 나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산배분 곡선 방법을 적용하고, 글로벌 분자하는 것은 대동소이합니다. 자산운용을 글로벌 운용사에 위탁해 운용하는지 또는 국내 운용사 자체적으로 운용하는지, 해외펀드 운용시 환헷지를 하는지 또는 환오픈을 하는지 등의 세부 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위 표는 국내 운용사 한 곳의 최근 1년간 TDF 수익률 현황을 보여줍니다. 위에서 TDF 뒤의 4자리 숫자는 은퇴시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출생년도가 1990년이고 예상 은퇴연령이 60세이면 1990+60=2050, 따라서 'TDF2050'이 일반적 기준에 부합합니다.
그러나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경우라면 위의 표에서 TDF2025를 선택해 주식투자 비중이 적은 펀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투자성향이 적극적인 투자자는 자금 필요시점 숫자가 높은 펀드를, 보수적 투자자는 숫자가 낮은 펀드를 선택하면 됩니다. 물론 투자기간 중간에 펀드 교체도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주식 편입비중에 따라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하락한다면 반대로 주식편입비중이 많은 펀드가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결론 말씀드립니다. 알아서 다 해주는 펀드는 없습니다. 주식을 편입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TDF는 장기투자에 적합하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하며, 생애주기에 맞춘 자산비율 조절을 하는 펀드라 일반 펀드에 비해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입니다. 퇴직연금 및 IRP엔 디폴트로 일정비율 꼭 편입하고, 일반 펀드 운용시에도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검토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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