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SM(삼라마이더스) 그룹을 포함해 9곳 회사가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쌍용차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 결과 SM그룹, HAAH오토모티브홀딩스,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 9곳의 기업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곳은 우오현 회장이 이끌고 있는 SM그룹이다. 우 회장은 그간 '구조조정 인수합병(M&A)의 귀재'라고 불릴 만큼 회생절차를 겪는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해왔다. 쌍용차가 처음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2010년에도 인수에 관심을 표한 바 있다. SM그룹이 쌍용차를 품는다면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벡셀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SM상선의 기업공개(IPO)도 임박해 자금조달 면에서는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줄곧 인수 의지를 피력해 온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도 LOI를 냈다. HAAH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자동차 유통업체다. 볼보, 마쓰다, 재규어랜드로버 등에서 부사장을 지낸 듀크 헤일 회장이 2014년 창업했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들여와 북미 시장에 유통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트럭을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한다는 복안이다.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도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쎄미시스코, 티지투자 등도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 PEF 운용사 KCGI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복합소재 부품을 생산하던 한국화이바의 친환경차량사업부가 전신이다. 쌍용차를 인수해 프리미엄 세단 '체어맨'을 전기 모델로 재생산하는 등 "테슬라를 넘는 전기차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전기스쿠터 제조사 케이팝모터스도 인수전에 나섰다. 다만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자금 조달 능력이 밀려 실제 인수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인수전은 SM그룹, HAAH, 에디슨모터스 등 3파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쌍용차는 4000억원 규모 공익 채권을 포함해 인수 대금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차는 쌍용차는 이들 기업 중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내달 2∼27일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게 된다. 9월께 우협을 선정한 뒤 가격 협상을 벌여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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