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대표팀 안산 선수에 대한 페미니즘 논란과 관련해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에 있다"고 주장했다. 양 대변인이 글에서 지목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젊은 대변인의 글에서 매카시즘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양 대변인이 "대형 사고를 쳤다"고 평가했다.
양 대변인은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스로 빛난 안산 선수와 신나서 갈고리 거는 자들'이라는 글을 통해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나 여혐으로 치환하는 것은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재미 봐왔던 성역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양 대변인의 이번 사건에 대한 인식이 아주 우려스럽다"며 "안산 선수가 '남혐 단어'를 써서 그렇다는 말로 폭력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 대변인의 글에서는 '남혐 단어'를 쓴다면 이런 식의 공격도 괜찮다는 뉘앙스가 풍긴다"며 "50년대 미국 정치를 엉망으로 만든 매카시즘의 공산주의자 몰이와 너무 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1년 민주주의 사회에서 운영되는 공당의 젊은 대변인의 글에서 매카시즘의 향기가 느껴지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양 대변인이 대형 사고를 쳤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게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며 "이건 용서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거 이준석이 시킨 거겠죠. 공당이 남초 커뮤니티가 됐다"며 "여성 혐오를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자들은 적어도 공적 영역에선 퇴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반박했다.
양 대변인은 "어떻게 제 글이 '잘못은 안 선수에게 있다'고 읽히나"라며 "고의로 보고 싶은 것만 보시면 곤란하다"고 했다. 또 "안 선수에 대한 비이성적 공격에 반대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해왔다"면서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 논쟁의 발생에서 '쇼트커트'만 취사선택해 '여성에 대한 혐오다'라고 치환하는 일부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라고 전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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