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벗겨질 줄은…" 메달 놓친 여자 수영 '에이스'의 황당 사연

입력 2021-08-01 11:44   수정 2021-08-14 00:01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여자 수영 대표팀의 에이스 리디아 자코비 선수의 수경(물안경)이 출발 도중 벗겨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400m 혼성 혼계영 계주 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선 리디아의 수경이 출발 도중 벗겨졌다. 400m 혼성 혼계영 계주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종목이다. 올해 17세(2004년생)인 자코비는 지난달 27일 열린 100m 여자 평영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국 수영 대표팀의 떠오르는 에이스다.

자코비는 수경의 보호를 받지 못했음에도 역영을 펼치며 1분5초의 기록으로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나흘 전 100m 여자 평영에서 1위에 올랐던 자코비의 기록(1분)에 불과 5초 뒤진 기록이다. 그러나 미국 혼성 혼계영 대표팀은 5초의 기록을 따라잡지 못하고 3분40초로 결승에 골인해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영국, 2위는 중국, 3위는 호주가 차지했다.


자코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수영을 하는 동안 수경이 벗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입수한 시점부터는 어떠한 것도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수영에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자코비와 함께 혼성 혼계영에 나선 라이언 머피(배영)는 "수경을 (눈이 아닌) 입에 물고도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자코비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코비가 이번 올림픽에 쓰고 나온 분홍색 수경은 그가 어린시절부터 써왔던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직전 400m 혼성 혼계영 계주는 미국 대표팀의 금메달이 유력하다고 평가받아왔다. 혼성 혼계영은 남자 2명과 여자 2명으로 구성돼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 순으로 진행해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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