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 '서프라이즈'…한국 무역 65년 만에 최대

입력 2021-08-01 17:29   수정 2021-08-0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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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액이 한국 무역 역사상 월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과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 신성장 품목이 고루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9.6% 늘어난 554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월별 기준 최대다. 종전 최대는 2017년 9월의 551억2000만달러였다. 역대 7월 중 최대이던 2018년 7월(518억달러)에 비해선 36억달러가량 많았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도 3587억달러로 역대 1위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나타낸 결과다. 7월 하루 평균 수출액도 지난해 동월보다 32.2% 증가한 2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휴가철인 7월은 다른 달보다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적지만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22억달러를 돌파했다.
여전히 수출 효자 품목이 ‘기둥’
올 들어 수출이 선전하는 것은 전통적 효자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의 주력 산업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자 한국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지난달 110억달러어치를 수출해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평가받고 있는 2018년 7월(104억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서버 증설에 나서면서 고용량 D램 주문이 늘어나고 있고, 신규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모바일 수요도 꾸준하다. SSD(낸드를 활용한 저장장치), 노트북, 데스크톱 등을 포괄하는 컴퓨터 품목은 작년 같은 달보다 26.4% 증가한 14억9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재택근무 확산과 디지털 전환 흐름 가속화가 수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SSD 수출은 작년 7월(8억3800만달러)보다 33.5%(2억8100만달러) 늘어난 11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화되면서 작년 7월보다 12.3% 증가한 41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특히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졌다. 유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중동은 작년 같은 달보다 178.3% 증가한 2억4000만달러 규모 차량을 한국에서 수입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포장재·방역용품 등의 수요 급증으로 작년 7월보다 59.5% 증가하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도 주요국의 경기 회복으로 건설·공작기계 등 품목이 선전하며 수출이 18.4% 증가했다.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도 선전
전통산업이 앞에서 끌었다면 신성장산업은 ‘수출 한국호’의 뒤를 밀었다. 바이오헬스·2차전지·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유망 산업이 모두 역대 7월 수출액 1위 실적을 경신했다. 이 같은 신성장산업이 빠르게 수출액을 늘리면서 15대 주요 품목이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팔리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7월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약 4배 늘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2차전지 분야도 수혜를 보고 있다. 2차전지 수출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7월 미국 수출을 보면 작년 7월과 비교해 182.9% 증가했다. 농수산식품 분야는 간편 조리가 가능한 가공식품 시장이 성장한 영향이 컸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력 산업과 신산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수출 기초체력이 강해진 것은 값진 성과”라며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수출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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