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관왕 드레슬 '내가 바로 새 수영황제!'

입력 2021-08-01 17:31   수정 2021-08-31 00:01

미국 수영의 간판 케일럽 드레슬(26·사진)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5관왕에 오르며 새로운 ‘수영 황제’로 우뚝 섰다.

드레슬은 1일 일본 도쿄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0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어 이번 대회 경영 종목 마지막 경기인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도 미국 대표팀의 세 번째 영자로 접영에 나서 3분26초78의 세계 신기록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로써 드레슬은 단체전인 계영 400m에 이어 자유형 100m와 50m, 접영 100m, 남자 혼계영 400m까지 금메달을 휩쓸면서 5관왕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가 출전한 6개 종목 가운데 메달을 놓친 종목은 혼성 혼계영 400m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단체전인 계영 400m와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에 5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올림픽 통산 7관왕에 올랐다.

4세에 수영을 시작한 드레슬은 세계 수영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2017년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 7관왕,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 6관왕을 차지하면서 두 대회 연속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2019년 광주에선 8개의 메달을 따내며 마이클 펠프스가 떠난 수영 황제 자리를 차지했다. 하루에 세 번 우승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고 100m 접영에서는 펠프스가 10년간 보유하고 있던 기록도 깼다. 드레슬은 펠프스처럼 돌핀킥으로 추진력을 얻는 영법을 구사한다. 두 팔을 모아 뻗은 잠영 상태에서 두 다리를 붙여 위아래로 여섯 번 차는 돌핀킥으로 15m를 진행한다.

멘탈 관리도 철저하다. 경기에 나서기 전 감명 깊게 읽은 성경 구절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집중·용기(독수리), 수호 동물(곰), 성조기, 오륜 등을 몸에 문신으로 새겨 목표를 되새기기도 한다. 국제대회마다 은사 클레어 매쿨의 유품인 파란 스카프를 갖고 다니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번 대회에도 왼 손목에 이 스카프를 차고 시상대에 올랐다.

이제 세계 수영계의 관심은 펠프스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세웠던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8관왕)을 드레슬이 깨느냐에 쏠려 있다. 하지만 드레슬은 “펠프스 기록보다는 나 자신과의 승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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