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20대 여성이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이성 친구로부터 참수 살해되는 참변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여성은 주한 파키스탄 대사를 지낸 고위 외교관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7세 여성 누르 무카담은 지난 20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부유층 주거지에서 머리가 잘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부유층 가문 출신인 자히르 자페르를 지목, 그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숨진 누르 무카담 가족과 자히르 자페르 가족은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파키스탄 경찰에 따르면 무카담과 자페르는 친구 사이로, 자페르는 청혼을 했으나 거절 당하자 잔혹하게 무카담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페르는 자신의 청혼을 거절한 무카담을 집으로 불러들인 후 이틀간 감금하고 흉기를 사용해 심하게 폭행했고, 탈출을 시도하는 무카담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파키스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한 폭행과 살해 등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거나 범죄자가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시골이나 하층민 주거지가 아닌 상류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한 범죄라 해외 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가해자인 자페르는 파키스탄에서 손꼽히는 유명 사업가 집안 출신이고, 피해자인 무카담은 한국·카자흐스탄 등에서 대사를 역임한 외교관 샤우카트 알리 무카담의 딸이다. 상류사회에서 이러한 범죄가 벌어졌으며, 가해 남성이 처벌 위기에 놓이며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파키스탄 곳곳에서는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범인을 강력히 처벌하라는 시위와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누르에게 정의를(#JusticeForNoor)'이라는 해시태그 캠페인도 등장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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