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하반기 롯데 사장단 회의(VCM)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각사 대표들에게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문했다. 롯데는 미래 성장산업 발굴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사업에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친환경 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 성장을 달성해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 울산에서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도 시작한다. 2025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50개를 구축하고 2030년에는 복합충전소를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사업장 내 연료전지 발전소와 수소터빈 발전기를 도입해 탄소 저감된 전력으로 환경친화적인 공장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차 등에 들어가는 고압용 수소 탱크는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저장용 고압 탱크를 개발해 2025년까지 10만 개, 2030년에는 50만 개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충남 대산공장 내에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인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다. 2023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전해액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다. EC와 DMC는 전해액을 만드는 과정에서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다.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30% 정도를 차지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6월 세종시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임시운행허가를 국내 최초로 취득했다. 3월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요건 및 시험운행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된 후 허가를 취득한 첫 사례다.
롯데정보통신의 자율주행셔틀은 좌식 4명, 입식 11명 등 총 15명이 탑승할 수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의 자율주행까지 가능하다. 4단계는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고 운행이 가능한 단계다. 자율주행셔틀이 상용화되면 교통약자를 위한 운송수단, 택배·우편 등 자율주행 물류, 공원·캠퍼스 산업단지 내 자율주행셔틀 등의 서비스를 통해 운송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5년의 임시운행허가 기간을 활용해 한국교통연구원과 함께 세종시 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셔틀 시험과 연구, 시범 서비스 등을 통해 차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향후 진행될 실증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공 자율주행셔틀 상용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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