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역사의 한방유비스는 3세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대 소방 엔지니어링업체다. ‘한방’은 재해를 방지한다는 의미가 들어간 ‘한국방재’의 약자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 소방설비 설계·시공·감리분야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업계 1위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승계를 이어간 장수기업의 생존능력과 기술력 실적 등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월등히 높아 정부도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분석이다.
최 전 회장의 차남인 최진 현 한방유비스 회장은 1992년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해 소방 설비 설계 및 시공, 감리 분야 매출을 확대했다. 2017년 그의 차남인 최두찬 사장이 취임하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다. 매출은 2016년 123억원에서 지난해말 211억원으로 그가 취임한 후 4년 만에 71.5% 급증했다.
이 회사는 소방 관련 기술 특허만 29개로 현재까지 서비스를 제공한 건물에서 단 한 건의 인명 사고도 없었다는 점이 큰 성과다.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의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비롯해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부산 해운대 엘씨티, 인천국제공항 등의 소방 설비 용역을 맡아 초고층·대형빌딩 시장에서 강점을 보였다. 경기 평택·화성·기흥, 충남 아산 등 고도의 안전성을 요구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들도 대부분 이 회사가 소방 설비 용역을 담당했다.
지난해 대주주 지분을 넘겨 받는 등 기업승계 작업을 마쳤지만 가업 상속 공제 제도와 관련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세금이 너무 커 주택도 담보로 잡아야했고 대출까지 받아야할 정도였다”며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이나 해외법인 출자금 등이 공제 대상에서 빠지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기업은행 부행장)은 “대다수 중소기업 2세는 사명감이 투철하고 아버지보다 회사를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정부도 ‘부의 대물림‘이라는 편견으로 접근하기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과감하게 상속·증여세제를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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