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5월 3일~7월 30일)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27조640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0.6% 증가했다. 이 중 외국인 공매도는 21조5461억원으로, 2019년 동기(12조399억원) 대비 79% 급증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3일 공매도를 재개하면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확대한 새로운 개인대주제도를 시행했다. 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기존 6곳에서 28곳으로 늘리고 대주 규모를 205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개인들의 공매도는 조금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3개월 거래대금이 4806억원으로 2019년 동기(1619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지만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에서 1.7%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 공매도 비중(유가증권시장)은 56.9%에서 78%로 증가했다. 기관 공매도는 5조6137억원으로 2019년 동기 대비 37.4% 감소했다. 비중은 42.3%에서 20.3%로 줄었다.
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7조7664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8.4% 늘어났다. 이 중 외국인이 차지한 금액은 5조7451억원이었다. 기관은 1조8434억원으로 25.9% 증가했다. 개인은 1776억원으로 78.1% 늘었으나 증가액은 779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공매도와 지수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다만 공매도가 몰린 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이 1위인 케이엠더블유(비중 7.35%)는 최근 3개월간 8% 이상 떨어졌다.
비중이 5.59%인 씨젠은 23% 떨어졌으며, 4.33%인 헬릭스미스는 9.15% 하락했다. 현대바이오(비중 4.25%)는 낙폭이 27%에 달했다. 최근 3개월 코스닥지수가 980선에서 1040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일 때 공매도가 몰린 종목은 대부분 하락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비중 1위인 롯데관광개발은 주가가 약 3.5% 올랐다. 셀트리온(비중 3.12%)과 HMM(3.86%)은 모두 0.9~1% 떨어졌다. 신풍제약(-7.7%), LG디스플레이(-9.9%) 등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공매도가 1년2개월 금지(2020년 3월 16일~2021년 5월 2일)되는 동안 주가는 한 방향으로 상승했다”며 “미뤄졌던 공매도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매도가 급증하자 개인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는 10일부터 ‘K스톱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큰손들의 공매도 청산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30일 “집중 매수 운동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위반 시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K스톱 운동을 펼치는 한투연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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