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中 구이저우성 돈줄 된 마오타이

입력 2021-08-02 17:34   수정 2021-08-10 16:00

중국 명품 바이주의 상징인 구이저우마오타이가 낙후된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해결하는 생명줄이 되고 있다. 도로 건설 등이 절실한 구이저우성은 이 회사 주식을 팔아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의 한 정부 투자회사가 올해 1분기 123억달러(약 14조1600억원)어치의 마오타이 지분 3.5%를 블록딜했다. 이는 2019년과 지난해 마오타이 모회사인 중국구이저우마오타이양조장에서 양도받은 지분 4%의 일부다. 이 모회사는 여전히 마오타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제니퍼 송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중앙정부로부터 구이저우성이 조달한 부채를 상환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마오타이 모회사가 추가로 4% 지분을 양도한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구이저우성의 불안정한 재정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마오타이 주식이 언제든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기준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은 2조1100억위안(약 375조5000억원)에 달한다. 상하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 가치는 세계 증류주 회사 중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마오타이는 지방정부인 구이저우성이 대주주다. 회사 가치가 올라가면서 구이저우성이 함박웃음을 짓는 배경이다.

마오타이가 낸 세금으로 구이저우성은 철도 도로 등 인프라를 확충했다. 지분의 일부를 다른 기관에 양도하는 사례도 늘었다. 구이저우성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1.6%로 중국 지방정부 중 세 번째로 높다. 지난해 1인당 GDP는 베이징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000달러 수준이다. 수잔 추 S&P글로벌 애널리스트는 “구이저우성은 빚이 많고 소득이 낮아 중앙정부 재정 의존도가 높다”며 “이런 곳에 마오타이는 재정적 완충재가 되고 있다”고 했다.

구이저우성이 재정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오타이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이 회사는 하수시설과 도로건설 프로젝트 등에 8억2000만위안을 기부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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