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제작한 ‘작품’(사진)은 유 화백이 작품세계의 중요한 전환기에 그린 그림이다. 이전까지 비정형적인 형태를 주로 그리다 이 시기부터 산의 형세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해 색면으로 만들고 빨강 파랑 초록 등 원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에서는 차가운 계열의 색채들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유 화백 특유의 보라, 초록 등 미묘한 변주가 탄탄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색채의 마술사’로도 불렸던 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서 유 화백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과 따뜻한 계열의 색채로 그린 동명의 작품(1974년)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3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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