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금리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시중에선 연 2% 중반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우대금리 포함)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지난달 연 2.0%를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월부터 지속돼 온 ‘저축은행 예금금리 1% 시대’가 18개월 만에 저물고 있다. 다만 최근 금리 오름세가 ‘공모주 슈퍼위크’라는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조만간 다시 ‘1% 선’으로 내려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월부터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5월 31일 연 1.62%였던 금리가 한 달 뒤 연 1.78%로, 두 달 뒤인 7월 31일엔 연 2.04%로 뛰었다. 최근 들어선 각 저축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풍경도 벌어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이 최근 한 달여 사이에 정기예금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도 한두 달 새 금리를 두차례 올리며 경쟁에 가세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가장 높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은 JT친애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이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2.55%의 이자를 주고 있다. 상상인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최대 연 2.51%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카이·안국·NH·인천·OSB저축은행 등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2.50% 이상이다. SBI·OK·페퍼·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도 각 연 1.82~2.30%의 고금리를 주고 있다.
적금의 경우 두 자릿수 금리도 있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의 ‘키움예스 오픈뱅킹 정기적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10.0%(1년 만기)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평택·DB·웰컴·페퍼저축은행 등도 연 5.0% 이상 금리의 정기적금 상품을 운영 중이다.
올해 초부터 중금리 대출 규모를 경쟁적으로 늘려온 저축은행들이 ‘대출 실탄 확보’ 차원에서 금고를 채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시중은행에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대출 수요가 2금융권에 몰리는 ‘풍선 효과’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도 저축은행의 수신금리에 선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공모주 청약 일정이 끝나면 저축은행들이 더 이상 고금리를 유지할 유인이 없어진다는 평가다. 또 금융당국이 최근 잇달아 저축은행 업계를 향해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고 있는 것도 관건이다. 업계가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출 공급을 마냥 늘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