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그레코로만형 남자 67kg급 경기에서 류한수는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에 6-7로 패배했다.
경기 내내 상대 선수를 밀어 붙인 류한수는 16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해 6-7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보인 류한수는 취재진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죄송하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1분 40초가 걸렸다.
그는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며 경기에 임했는데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 3월 국제대회에 출전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류한수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오랜 기간 격리했다.
류한수는 "오랜만에 훈련을 시작한 후 상대와 부딪히는 게 겁이 나더라"라며 "멘털을 회복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류한수의 메달 가능성이 '제로'인 것은 아니다.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면 패자부활전 진출권을 얻어 동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류한수는 올림픽서 완전히 탈락하게 된다.
올림픽에서 한국 레슬링이 '노메달'에 그친 것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금메달, 정해섭이 동메달 1개씩을 딴 뒤 45년 만에 있는 일이다. 한국 레슬링은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 획득했다. 류한수와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김민석(28·울산남구청)은 지난 1일 1라운드서 탈락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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