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별수사청 설치 법안에 대해 법무부가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3일 국회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1명이 발의한 특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이 같은 의견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특별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이 담당하는 6대 중요 범죄 수사를 맡기고, 검사는 공소 제기·유지와 영장 청구 권한만 갖게 한다는 게 골자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법무부는 "견제와 균형에 터 잡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법률안 전반에 담긴 취지와 정신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어렵게 이뤄진 결실을 안착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제도 시행 후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운영상황 등 국가 전반의 범죄 대응역량 변화 추이를 면밀히 살펴 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검찰도 최근 조직개편 등을 통해 인권보호·사법통제 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함과 동시에 부정부패 등 중요 범죄에 대한 대응에 공백이 없도록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형사사법 제도는 법치주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이므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국민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내용인 만큼 국민적 공감대 축적과 시행착오 최소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보다 강한 반대 입장을 냈다. 대검은 "발의된 법률안은 사실상 검찰청을 폐지하는 것"이라며 "막 시행된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시점에 검찰의 모든 수사 기능을 박탈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검은 검찰의 수사권 박탈로 "중대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역량 유지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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