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하람(23)이 한국의 올림픽 다이빙 역사를 새로 썼다.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이자 한국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우하람은 3일 일본 도쿄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6차 시기 합계 481.85점을 받아 4위를 기록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4위는 올림픽 다이빙에서 나온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한국 다이빙의 ‘간판’으로 불리는 우하람은 이미 올림픽 최고 성적 보유자였다. 그는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남자 10m 플랫폼에서 11위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다이빙 결승에 올라간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한국 다이빙은 1960년 로마 대회부터 출전했으나 아직 메달은 없다.
3m 스프링보드 경기는 점프대를 박차고 뛰어올라 허공에 머무는 2초 남짓한 시간에 연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우하람은 전날 예선에서 합계 452.45점으로 29명 중 5위를 차지해 여유롭게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이날 오전 시작한 준결승에서는 403.15점을 받아 12명이 실력을 겨루는 결승에 ‘턱걸이’로 올랐다. 올림픽 남자 3m 스프링보드 첫 결승 진출이었다.
오후에 열린 결승 1차 시기에서 우하람은 앞으로 서서 앞으로 두 바퀴 반을 돌고 옆으로 두 바퀴 트위스트하는 동작을 시도했다. 76.50점을 받아 공동 5위로 출발했다. 2차 시기에선 뒤로 서서 앞으로 완전히 구부린 자세로 세 바퀴 반을 도는 동작을 연기해 81.60점을 받아 메달 경쟁에 뛰어들었다. 3차 시기에는 앞으로 서서 앞으로 완전히 구부린 채로 네 바퀴 반을 도는 고난도(3.8) 연기를 펼쳐 12명 중 가장 높은 91.20점을 받고 4위로 올라섰다.
3위 잭 로어(영국)를 3.05점 차로 압박한 우하람은 4차 시기에서 82.25점을 받았다. 로어와 격차가 1.80점 차로 줄어든 상황. 역전 가능성까지 보이자 우하람은 예선과 준결승 5차 시기에선 하지 않았던 난도 3.6(뒤로 서서 뒤로 완전히 구부린 자세로 세 바퀴 반)의 동작을 선택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입수 동작에서 흔들렸고 68.40점을 얻는 데 그쳤다. 로어는 5차 시기에서 96.90점을 받아 훌쩍 달아났다.
마지막 6차 시기에서 우하람은 난도 3.9(앞으로 두 바퀴 반을 돌고 옆으로 세 바퀴 트위스트)의 동작을 선보였다. 81.90점을 받았고 결국 4위로 경기를 마쳤다. 금·은메달은 다이빙 최강국 중국이 모두 가져갔다.
우하람은 경기 후 “메달은 못 땄지만 기분이 안 좋진 않다”며 “올림픽에서 4등을한 자체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우하람은 오는 6일부터 이번 대회 마지막 출전 종목인 남자 10m 플랫폼 경기를 치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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