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이 일대 주민을 상대로 반대 서명도 받고 있다. 반대가 거세지자 이 학교는 지난 2일 학교장 명의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혁신학교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교육부 대답을 들었다. 더 나은 교육환경과 시설 개선을 위해 미래학교 지정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선정된 학교의 학부모들이 이런 식으로 반대 뜻을 밝히는 것은 중대부중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서울 대치동 대곡초, 목동 계남초, 잠원동 경원중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학부모 움직임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서울교육청은 “사업이 중단된 학교 대신에 공모를 통해 다른 학교를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견 문제될 게 없어 보이는 이 사업에 학부모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들이 추후 혁신학교처럼 운영될 것으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이 돼 일부 시설을 지역과 공유하고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힌 게 혁신학교의 운영방식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활동 등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을 한다’는 취지의 혁신학교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진보교육감들의 대표적 교육정책이다. ‘이상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게 어렵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혁신학교와 전혀 상관없는 환경 개선 사업일 뿐인데 학부모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학교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상황에서 뒤늦게 혁신학교 전환 소식을 접했던 학부모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모델링하는 동안 교육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학생들은 공사 기간 모듈러 교사(임시 교사)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교육당국은 앞으로 의견 수렴 등 소통 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깨끗하고 좋은 환경에서 학생들을 교육하자는 취지”라며 “서울교육청에서 학교의 동의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생긴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시범사업 성격이라 소통이 잘 안된 부분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