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NH·삼성·키움 '1조 클럽' 유력…증권사 상반기 실적도 '잭팟'

입력 2021-08-03 17:57   수정 2021-08-0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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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투자 열기가 식지 않은 덕에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증권사만 다섯 곳에 달한다. 역대급 실적이 발표되고 있지만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여전히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키움증권 등 5곳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한 이후 1년 새 4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업계 최초로 ‘순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적 시즌을 맞아 발표된 2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3930억원, 당기순이익 2705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한국금융지주도 올 상반기 70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60.4% 늘었다. 역시 상반기 기준 최고치다. 사모펀드 100% 보상책을 발표하며 올 2분기 600억원의 비용을 처리했지만 워낙 1분기에 벌어둔 돈이 많았다.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도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500억원가량을 투자한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의 상장 평가이익도 실적에 보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역시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을 거두며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대감은 여전하다. 70조원에 달하는 투자자예탁금과 25조원의 신용융자 잔액 등 탄탄한 증시 대기 자금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1년 넘게 지속된 주식 투자 열풍이 투자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평가가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5개 증권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순이익비율(PER)은 각각 0.68배, 4.2배에 불과하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이라고 밝혔다.
거래대금 감소는 불안 요인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격히 감소하며 ‘상고하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연초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금리 인상 카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점도 증시엔 악재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예측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순수수료이익과 이자손익 감소 추세가 시작됐기 때문에 새로운 동력 없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작년 하반기 역대급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올 하반기엔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증권사 가운데 올 3분기 실적이 작년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키움증권의 경우 올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3%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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