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3일 발표했다. 1분기 1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합산하면 상반기 누적손실은 84억원으로 계산된다. 작년 상반기(449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자이익 부문에서 지난해 상반기(187억원)보다 약 3.8배 증가한 709억원의 이익을 냈다.
‘업비트 효과’가 컸다. 케이뱅크의 고객은 올 상반기에만 400만 명 증가하며 지난달 말 기준 628만 명을 넘어섰다. 업비트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케이뱅크에 계좌를 열다 보니 상반기에만 예·적금액이 7조5400억원 늘었다. 전체 예·적금 잔액(11조2900억원)의 66.7%를 6개월 만에 확보한 셈이다.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 잠시 케이뱅크에 맡기는 자금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예·적금 잔액 중에서도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80%에 달했다. 업비트 입출금 계좌서비스 이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순수수료이익도 85억원 흑자를 냈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으로 확보한 자금 덕에 대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상반기에만 2조1000억원 증가한 5조900억원을 기록했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은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취급액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
연체율은 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 2.36%에서 지난 6월 말 0.37%까지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총자본/위험가중자산)은 6월 말 10.9%로 금융당국의 규제 비율(10.5%)을 소폭 웃돌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달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당국이 요구한 건전성 기준을 충분히 넘어섰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대출 확대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BIS 자기자본비율 규제(8.0%)를 고려하면 자기자본의 10배 이상 대출이 가능한데, 케이뱅크는 아직 자기자본 대비 대출 잔액이 두 배로 대출 여력이 충분한 상태다. 예컨대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달 말 대출 잔액이 23조9417억원으로 납입 자본금(2조8495억원)의 아홉 배에 달하지만 케이뱅크의 대출 잔액은 5조5100억원으로 납입 자본금(2조1515억원)의 두 배에 그친다. 서호성 행장은 “가파른 외형성장을 바탕으로 출범 이후 첫 흑자를 달성했다”며 “하반기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에 집중해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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