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0년간의 암흑기를 끝내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0년대 초반 화학산업이 불황기에 접어들고, 석유수지 등 주력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회사도 침체에 빠졌다. 당시 회사 내부에서는 “도대체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 성과는 언제 나오느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기간에도 첨단 소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를 준비해왔다.
실제 올 2분기 역대급 실적을 이끈 소재 3총사 아라미드(제품명 헤라크론®), 투명 폴리이미드(CPIⓡ), 타이어코드는 신산업과 연관돼 있다. ‘슈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는 5세대(5G) 이동통신 광케이블을 내부에서 지지하는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십만 번을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폴더블폰에, 고부가가치 타이어코드는 전기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어려울 때 앞을 내다보고 투자했던 사업이 시장에 안착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BAT’ 개발 등 친환경 소재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화학 부문에선 타이어용 석유수지와 전자재료용 에폭시수지 사업이 호황을 맞았다. 패션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해 골프·아웃도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작년에 론칭한 초고가 브랜드 ‘지포어(G/FORE)’가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2분기 실적과 관련해 “그동안 미래를 준비해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5G와 전기차 및 수소 등 첨단소재산업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선도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도 올 2분기 매출 1001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해상 운임 급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졌지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흑자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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