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마약" 한마디에…마윈보다 더 많은 돈 날린 中 부자

입력 2021-08-04 14:50   수정 2021-08-04 14:54


중국 기술기업 텐센트의 창업자인 마화텅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자산이 139억달러(약 16조원) 증발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게임은 마약”이라고 비판하면서 텐센트 주가가 폭락한 여파다. 마화텅이 잃은 재산 액수는 중국 정부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보다 많다.

블룸버그통신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화텅의 자산은 최근 9개월 동안 139억달러 감소했다. 9개월 전인 11월 2일과 비교했을 때 감소폭은 13.8%다. 마화텅의 자산이 급감한 이유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의 보도 때문이다. 경제참고보는 청소년들이 텐센트의 게임 ‘왕자영요’에 과몰입하고 있다며 이를 마약 중독에 비유했다. 중국 정부가 텐센트의 게임산업을 단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며 3일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전날보다 6.1% 하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 주가는 11% 가까이 폭락했다. 마화텅의 자산 대부분은 텐센트 주식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집중적으로 견제당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개인 자산은 9개월 동안 132억달러(약 15조원) 줄었다. 9개월 전 대비 감소폭은 13.2%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지난해 중단시켰고 올 들어서는 알리바바에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 결과 알리바바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마윈의 재산도 줄어들었다. 마윈이 지난해 공개석상에서 중국 정부의 규제를 비판하면서 ‘미운털’이 박힌 결과 대대적인 압박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에 매우 순종적인 마화텅마저도 정부의 규제 가능성이 일자 마윈보다 더 많은 재산을 잃었다”며 “중국 정부의 규제 가능성이 마윈을 넘어 기술기업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참고보 보도 이후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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