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정철승 변호사에 대해 4일 "그럴수록 돌아가신 분 명예만 더럽혀진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 변호사가 자신을 고소한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개그를 해라. 변호사라는 사람의 논리가..."라면서 "고소도 웃기지만 고소하겠다고 말하며 연출하는 저 목소리의 준엄한 톤이 내 횡격막을 자극한다"고 조롱했다.
이어 "얼마 전에 여성 후배 변호사들 성추행한 로펌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공소권 없음' 처분받았다"라면서 "그런다고 그가 저지른 성추행 사실이 없어지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럴수록 돌아가신 분(박 전 시장) 명예만 더럽혀지니까 이제라도 이성을 찾으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SNS를 통해 "진중권이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했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했다"며 "진중권을 고소하기로 했다. 그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서 같은 혐의로 언론사 기자 등을 고소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서 "박 전 시장은 비서실 직원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 이 사실이 공개될 위기에 처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해자가 명백하게 밝혀졌고,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알려진 상황인데도 가해자 쪽 법률대리인은 피해자의 성별을 성범죄가 일어나게 된 원인으로 꼽았다"고 쓴 대목을 문제 삼았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 여성의 주장으로는 박 시장은 강간이나 강제추행 같은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 성희롱 여부가 문제 되는 행위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확보한 피해자의 2020년 5월 정신의학과 상담 기록에는 박 전 시장이 ‘냄새를 맡고 싶다’, ‘오늘 몸매가 멋있다’, ‘네가 남자를 몰라서 결혼을 못 한 거다’, ‘집에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나 별거 중이야’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악몽을 꿨다는 피해자 진술이 담겨 있었다.
또한 박 전 시장이 러닝셔츠만 입은 자신의 사진을 보내면서 “너도 보내줘”라고 요구했으며 남성과 여성 간 성관계 과정을 줄줄이 얘기한 뒤 비밀 대화를 다 지우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나갔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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