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공간으로…수요자 중심 공간 서비스를 만들자[이지스의 공간생각]

입력 2021-08-04 16:29   수정 2021-08-04 16:41


지난 5월 제주도에서 한 달을 살아봤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임직원에게 매 5년마다 안식월을 준다. 이지스에서 국내자산관리를 총괄한 지 8년차인데, 지금껏 미루다 건강을 핑계삼아 꺼내 든 것이다.

제주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해안 도로를 달리고, 산을 오르며 자연을 즐겼다. 일에서 벗어나려고 떠난 휴가였지만, 오히려 여의도 사무실에서는 못 푼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색다른 공간이 준 선물이었다. 이제 서울에서도 머리가 복잡하면 산이나 공원을 찾는다. 머무는 공간을 바꿔 생각도 다르게 해보기 위해서다.

공간이 주는 가능성을 알기 때문에 나는 ‘부동산’이라는 표현이 아쉽다. ‘움직이지 않는 자산’이라는 말은 어감부터 고정적이고 보수적이다. 사실 지금의 부동산 시장 관행도 마찬가지로 딱딱하다. 보통 임대차 계약은 2년 넘게 서로를 구속한다. 만들어지는 과정도 공급자 위주다. 설계, 시공, 분양, 임대 등 과정이 시행자 또는 건물주의 경제 논리에 따라 진행된다.

‘부동산’ 대신 ‘공간’이라고 해보면 어떨까. 표현이 바뀌면 다른 생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훨씬 유동적이며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공공재로서의 의미도 엿보인다. 수요자(임차인) 측에 더 가까운 느낌도 든다.

어느 산업이든 ‘수요자 중심’을 화두로 삼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환경에서 수요자의 취향이나 의견이 실시간으로 표현된다. 플랫폼을 만들어 더 많은 수요자를 끌어들이는 게 비즈니스의 목표가 됐다. 지금껏 변화에 둔감했던 부동산 운용업계도 바뀔 때가 됐다. 공유 오피스, 라운지, 컨시어지 서비스 등 수요자 중심의 비즈니스가 시도되고 있다.

이지스는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라는 패러다임 전환에 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동산 펀드 운용사’라는 역할을 넘어 수요자 중심의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공간 서비스 기업’이 되고자 한다.

여의도 O2타워도 수요자에 한 발 더 다가선 예시다. 저층부를 트렌디한 F&B 시설로 탈바꿈해 직장인이 점심 시간에 찾는 명소로 만들었다. 오피스 근무자에겐 핫 플레이스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준 것이다. 수요자 중심으로 공간을 바꿔보니 공간의 가치도 상승했다. 이지스는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을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공간컨텐츠실’을 새로 만들었고, 투자·운용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적극 반영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아울러 이지스의 국내자산관리부문도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건물 등급별 서비스를 표준화해 이지스가 보유한 건물이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VOC(Voice of Customer) 통합 콜센터를 운영해 임차인 민원의 원인, 해결 과정, 처리 속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쌓고 있다. LEED(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인증을 받는 등 환경 친화적인 건물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수요자 중심’이라는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고민에서 나온 화두가 ‘부동산’에서 ‘공간’으로의 전환이다. 사용자와 함께 숨쉬는 살아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지스는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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