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3.4% 하락한 배럴당 68.1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원유 재고 증가가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19%로, 전날과 같은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다만 장중엔 최저 연 1.13%대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 압력이 강하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오는 6일 노동부의 고용 지표 발표(비농업 일자리 및 실업률)를 앞두고, 지난달의 고용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숫자가 나와 개장 전부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인력관리 업체인 ADP가 발표한 민간고용 보고서입니다. 7월 민간부문 고용은 전달 대비 33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6월 수치(68만 명)는 물론 월가 예상(65만3000~68만 명)을 하회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부가 발표할 7월 일자리 지표에 대한 눈높이도 조금 낮아졌습니다. 월가에선 비농업 일자리 수가 지난달에 78만8000~84만5000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해왔습니다. 6월(85만 명)보다 소폭 적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미 실업률은 작년 4월 최고치(14.8%)에 도달한 뒤 지난 6월 5.9%까지 낮아졌는데, 7월엔 이보다 조금 더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개별 종목 중에선 전날에 이어 로빈후드 주가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로빈후드는 지난달 말 공모가 38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이날 주당 최고 85달러까지 뛰었습니다. 전날 24.20% 급등한 데 이어 50.41% 추가로 오르면서 주당 70.3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단 며칠 만에 공모가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겁니다. 미 증시엔 한국과 달리 상·하한가 제한이 없습니다.
상장 첫날 10% 넘게 떨어졌던 로빈후드는 ‘밈 주식’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중입니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이 주식 순매수액은 하룻동안 194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특히 로빈후드의 옵션 거래가 허용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입니다.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로빈후드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밝힌 것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GM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GM은 총 28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월가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현실화한 겁니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2분기(-8억600만달러)보다는 개선됐습니다.
2분기 중 약 57만 대의 차량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팬데믹 이전이던 2019년 2분기(79만 대)와 비교하면 29%가량 적은 수치입니다.
GM은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가격 인상 덕분에 올해 순이익이 당초 예상했던 77억달러보다 많은 92억달러가 될 것이란 가이던스를 내놨습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감염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추적을 실시한 결과, 지난달 하순 확진자의 93.4%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델타 변이 비중은 올 4월 말에서 5월 초엔 1% 남짓에 불과했는데 불과 두 달새 압도적 지배종이 된 겁니다. 직전 지배종이던 영국발 알파 변이 비중은 2.9%로 뚝 떨어졌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하루 10만 명을 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는 크게 더뎌졌습니다. 전체 인구 대비 최소 1회 접종자 비율이 현재 57.8%인데 최소한의 집단 면역을 형성하기 위한 70% 접종은 11월은 돼야 이뤄질 것이란 게 CDC의 예상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하루 100만 회 이상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대유행이 겨울까지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이 “2023년에 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건 Fed의 새로운 평균물가목표제(AIT) 흐름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애덤 포즌 소장과의 화상 대담에서입니다.
Fed의 금리 인상 조건이 내년 말까지 충족될 것이기 때문에, 그 이듬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클라리다 부의장의 임기(4년)는 내년 1월 말까지입니다.
앞서 지난 6월 FOMC 때 공개된 경제 예측을 보면, 18명의 Fed 위원 중 13명이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대다수가 한해 0.5%포인트 인상을 내다봤습니다. 7명은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습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2022년과 2023년에도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0%를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가 올해 3.0%를 상회할 경우 장기 목표치를 일단 초과 달성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은 정책 변경을 위한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겁니다.
그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7.0%, 내년엔 3.3%가 될 것이란 종전 Fed 예상치를 다시 언급하면서, 실업률은 내년 말 3.8%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내년 말이면 Fed가 강조해온 최대 고용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파월 의장의 설명처럼 지금으로선 기준금리 인상과 거리가 멀다”면서도 “2023년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변수가 많은데다 우리의 지식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경제 전망은 항상 불확실하다”며 “전망이 아니라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별도로 Fed 내 매파로 꼽히는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또 “테이퍼링을 빨리 또 점진적으로(soon and gradually)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8월 일자리 숫자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오면 채권 매입을 감축해야 한다”며 며칠 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발언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테이퍼링은 8개월 정도에 걸쳐 인내심을 갖고 실시해야 고용 시장에서 더 많은 진전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매달 1200억달러씩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만큼, 월 150억달러(국채 100억달러+주택저당증권 50억달러)를 적정 매입 감축액으로 본 겁니다.
이날 뉴욕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① 시장 예상을 밑돈 민간 고용 수치 ② 델타 변이 확산 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③ 클라리다 부의장의 금리 인상 언급 등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밤 10시30분에 개장하는 5일 증시는 우선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에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엔 40만 건으로, 전주 대비 2만4000건 줄었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38만5000건)보다는 많았습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주(州)에서 연방정부의 특별 실업수당 제공을 조기 종료했는데, 이런 영향으로 고용 회복세가 이어졌을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Fed 인사 중에선 월러 이사가 미국기업연구소가 주최하는 화상 행사에서 연설(한국시간 기준 밤 11시)에 나섭니다. 월러 이사는 지난주 금요일에 “10월부터 테이퍼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발언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다만 이번 주제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여서 테이퍼링 언급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5일 실적을 내놓는 기업으로는 모더나와 비욘드미트, 스퀘어, 웨이페어, 익스피디아, 비아콤CBS 등이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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