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해상풍력 잡아라…'조선 빅3'도 가세

입력 2021-08-05 17:38   수정 2021-08-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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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발전 장비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물론 세아제강지주(세아)를 비롯한 강관 업체들도 해상풍력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정부가 현재 6.5%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50년까지 5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등 에너지원 전환을 꾀하고 있는 영향이다. 해상풍력 발전은 일조량이 부족하고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에 최적화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세아, 하부구조물 시장 공략

5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는 지난달 영국에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을 위한 하부구조물 ‘모노파일’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24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만들어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 세아가 내놓은 청사진이다.

세아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풍력발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작년까지 30GW 수준에 머물렀던 세계 해상풍력 설치 용량은 2030년 228GW, 2050년에는 1000GW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11%의 성장 속도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2050년까지 2조7500억달러(약 3170조원)의 누적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시장 전망도 밝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들은 풍력 발전기를 지지하는 하부구조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직 뚜렷한 글로벌 선두 기업이 없을 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제조 경험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비교우위에 서 있는 분야다. 강관 시장에서 세아와 경쟁하고 있는 삼강엠앤티는 또 다른 고정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인 ‘재킷’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엔 아르셀로미탈, 외르스테드, 람프렐 등 해외 대형 업체들로부터 총 2000억원가량의 공급 계약까지 따냈다.

발전기가 수중에 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의 하부구조물인 부유체 시장에선 대형 조선업체들이 경합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한국 동해안 환경에 맞춰 설계한 10㎿급 해상풍력 부유체 고유 모델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독자 개발한 9.5㎿급 해상 풍력 부유체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는 고정식보다 장점이 많다. 수심에 관계없이 바다 곳곳에 설치할 수 있다. 먼 바다의 거친 수상 환경을 견딜 정도의 설비를 경제성 있는 가격에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발전기 설치선 시장도 급성장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와 유지 보수를 위한 특수선인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시장에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경합하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WTIV의 숫자는 최소 100척 이상이다. WTIV의 척당 가격이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 3조~4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덴마크 베스타스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선두 주자가 존재하는 터빈 분야에선 두산중공업과 유니슨을 주목할 만하다. 이 업체들은 2022~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해상풍력 발전용 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풍력 발전기의 척추 역할을 하는 타워 분야에선 국내 기업인 씨에스윈드가 세계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66조원을 들여 총 12GW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론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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