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두고 왔다"며 카드번호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금은방을 돌며 수천만원 상당의 금을 빼돌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종로 일대 금은방 세 곳을 돌며 약 3500만원가량의 금팔찌 등 금 제품을 빼돌린 혐의(사기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금은방에 들어가 카드결제 단말기 사용이 익숙치 않은 업주들을 상대로 "체크카드를 놓고 와서, 카드번호와 승인번호를 입력해 결제하겠다"고 말한 뒤 가짜 승인번호를 입력해 결제된 것처럼 속여 제품을 챙겼다.
실물 카드 없이 카드번호만으로 결제하려면 업주가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승인번호를 확인 받아 입력해야 한다. A씨는 이런 과정에 익숙치 않은 업주들을 상대로 임의로 허위 번호를 눌러 결제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허위로 입력한 승인번호로 결제가 진행된 경우, 실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 않지만 매출전표가 출력되기 때문에 금은방 업주들은 사기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게됐다.
A씨는 특히 카드사 영업시간이 아닌 휴일 혹은 늦은 오후를 노려 전표가 발급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내주 A씨를 불구속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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