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WCP(더블유씨피) 지분 인수전에 20곳에 달하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 노앤파트너스는 WCP의 전환사채(CB) 32% 중 10% 안팎을 매각하기로 잠정 결정, 원매자들에게 이를 통보하고 오는 20일까지 투자확약서(LOC)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더블유씨피 지분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PEF 운용사 등 20곳에 달한다. 더블유씨피가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전문기업으로서 업황이 밝은 데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 이번 예비입찰엔 전략적 투자자(SI)는 없고 재무적 투자자(FI)들만 참여했다. 더블유씨피의 현재 기업가치는 2조5000억~3조원대 수준. 매각 자문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노앤파트너스는 2019년 더블유씨피가 발행했던 전환사채 149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매각한다. 노앤파트너스 관계자는 "내년 IPO를 앞두고 지분 일부를 팔아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일부 투자금을 회수도 할 겸 20% 이상의 지분을 남겨두기 위해 10% 안팎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일본 W-SCOPE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더블유씨피는 전기차용 이차전지 소재인 분리막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독자적인 고분자 필름 제조기술을 토대로 제품 개발에 성공해 시장에서 높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더블유씨피가 대형 이차전지 업체와 장기 공급 협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이차전지의 폭발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분리막이 이차전지 총 원가의 15~20%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가 각광받으면서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국내에선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그 다음 주자가 더블유씨피로 꼽힌다.
더블유씨피는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증시 상장을 완료할 예정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더블유씨피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4조~6조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더블유씨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1118억원, 영업이익은 97억원이었다.
더블유씨피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선 기업가치를 얼마로 보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노앤파트너스는 "오는 20일까지 투자확약서를 제출하라고 각 원매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가치 2조 중반대에 더블유씨피 지분을 인수한 뒤 IPO 이후에 투자금을 회수해도 충분히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적게는 5%에서 많게는 32%까지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을 사고 싶어했던 FI들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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