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는 스페인의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 선수가 총 28점으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볼더링 1위 너새니얼 콜먼(미국)과 리드 1위 야콥 슈베르트(오스트리아)가 각각 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논란은 이날 콤바인 경기 종목 중 하나였던 볼더링(암벽에 설치된 여러 인공구조물을 로프 없이 오르는 종목)에서 나왔다. 결선 볼더링 3번 과제의 디자인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국내에서 이 같은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는 '암벽 여제'로 불리는 김자인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다. 그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통해 해당 3번 구조물과 일본 욱일기 이미지를 같이 띄우며 "이번 볼더 3번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언급했다.
이 게시물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커뮤니티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파만파 번졌다. 네티즌들은 "방송에서 3번 문제를 보면서 욱일기가 생각나 내가 예민한가 싶었는데 김자인 해설위원도 같은 생각을 했나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건 망할 일본잔치가 아니라 '올림픽'이다" 등 비판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스포츠클라이밍 측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주최 측은 공식 5일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해설위원들은 이번 남자 결선 볼더링 3번 과제를 두고 욱일기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 점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 군기 혹은 군기가 지닌 의미를 홍보할 의도가 아니었다. 우리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디자인을 사랑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최 측의 해명은 오히려 비난만 키울 뿐이었다. 해명글에 대해 국내외 네티즌들은 "미적인 점에 집중했다면서 '홍보할 의도가 없었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말인가" "이 디자인을 사랑한다고? 욱일기를 홍보하는 건 관여할 바 아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하지말아야 한다. 당장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라" 등 댓글을 달고 있다.
김자인 선수도 다시 글을 올려 "난 많은 일본인 클라이밍 선수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것은 줄곧 한일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었다. 그들이 굳이 이 디자인을 볼더링 과제에 적용했어야했나 의문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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